당초 양사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단기적으로는 소재의 대체 조달처를 찾기가 어려워 생산량은 줄어들고, 장차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인한 시장 불안정을 초래해 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으로 이어질 우려마저 점처졌다.
이 때문에 삼성과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8일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8일 4만4400원에서 시작해 11일 오후 2시30분 기준 4만6550까지 치솟아 5% 가까이 상승했으며,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6만6400원에서 출발해 7만5100원을 기록해 무려 13%가 넘게 상승했다.
최근 1년 동안 저장 매체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NAND Flash) 메모리의 가격은 꾸준히 급락세를 이어왔다. 생산이 수요를 웃도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 외에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의 세계 시장이 타격을 받은 것이 배경에 있다.
그런데 난제로 고민을 안겨줬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일본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반도체 소재 규제 정책으로 인해 한꺼번에 해결된 셈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이번 일본의 조치에 대해 "우리에게는 재고를 없애고,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외의 반도체 업계 호황은 한국 기업만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전체에 파격적으로 이어져 같은 기간 웨스턴디지털(WD)의 주가도 SK와 같은 13% 대 상승을 기록했으며 동시에 마이크론 또한 10% 가까이 올랐다. 아베 정권의 일방적인 반도체 소재 규제가 '반도체 업계 호황' 이끌게 된 셈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