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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장에 독인가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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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장에 독인가 약인가

국토부 "시행령 준비중" 도입에 강한 의지... 경실련 "강남 재건축 등 분양가 인하 효과" 환영
시장 전문가들 "공급 부족에 가격 통제로 집값만 올려 '로또 분양' 부작용 낳을 것" 비판
"참여정부 부동산정책 그대로 답습" 지적에 정부 "최대한 문제점 없도록 잘 조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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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주택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매매가격 안정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주장과 가격 왜곡으로 오히려 분양이후 가격이 급등해 매매시장 안정을 해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감정평가된 아파트 토지비에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제도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8년 1월부터 공공택지는 물론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 아파트에 적용돼왔으나 주택공급 위축이나 아파트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 탓에 지난 2014년 말 폐지되고 말았다.

16일 국토교통부와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잇따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방송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했으며,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관련) 실효성 있는 시행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강남 재건축 등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격 인하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현재는 분양가 책정이 인근 시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아파트 평균 가격이 3.3㎡당 5800만 원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며 “아파트별 공시지가에 용적률과 2019년 기준 기본형건축비 3.3㎡당 640만 원을 적용하면 분양가는 3.3㎡당 1610만~2240만 원으로 추산되며, 이는 각 아파트의 입주자모집 시 제시한 분양가의 절반 이하”라고 전했다.

김 국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민간택지까지 확대 시행되면 시세나 직전 신규단지 분양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현재 방식보다 분양가가 낮아질 것”이라며 “택지비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만 인정해주는 제대로 된 상한제가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이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을 되려 해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2013년 10월 분양 당시 상한제를 적용받아 2013년 10월 전용 84㎡가 10억~11억 원에 분양됐지만 현재는 가격이 25억 원에 달한다. 6년 만에 집값이 15억 원이나 치솟은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금처럼 서울에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분양가 통제는 집값을 밀어 올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향후 주택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주택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인허가 실적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지난 2007년 55만 가구에서 상한제가 다시 도입된 2008~10년에 37만~38만 가구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에서 물량 감소가 이어지게 되고, 주택수요가 많은 서울의 경우 오히려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신규 단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따른 분양 단지가 전반적으로 감소해 로또 분양을 부추길 것”이라며 “특히 신규 분양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일반 주택가격까지 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참여정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감정평가를 통해 시장에서 거래되는 민간택지 가격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할 경우 시장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정부는 건설사와 재개발·재건축조합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택지가격 인하 등 분양 원가를 낮추려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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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강남권 주요 아파트 가격 변동률. 자료=경실련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