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를 최근 만나 자동차 업계의 판도 변화에 대해 들었다.
- 세계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만.
지난 120여 년간 관련 산업을 주도한 내연기관차를 밀어내고, 현재 전기차와 수소연료차 등 친환경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이 빠르게 부상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부품의 전동화를 기본으로, 모빌리티 쉐어링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까지 부각되면서 다양성과 융합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도 하고요.
- 업계의 교통정리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실제 우버나 그랩 등의 주도로 모빌리티 쉐어링이라는 신산업이 열리면서, 여기에 동참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고민이 완성차 업체를 덮치고 있다고나 할까요?
- 세계 완성차 업계의 생태계 변화도 심각하지 않나요.
여기에 자동차를 소유하기 보다는 향후 공유경제 체제로 전환되면 20~30%의 차량 판매가 감소하는 점도 업계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너무 이른 생각이고 실질적인 감소가 나타나는 시점이 먼 미래라고 말하고는 있습니다. 다만,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전기차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닌 듯싶네요.
- 교수님께서도 정전에는 일각의 입장에 긍정의 뜻을 표하신 것으로 기억나는데요.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불필요한 공장을 속속 폐쇄하고, 생산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겠죠.
- 친환경차의 경착륙을 예상했지만, 여전이 고체연료 차량 판매가 많은데요.
최근 들어 전기차의 단점이 대거 사라지면서 이 속도 대로라면 내년 400만대 등 연평균 두배 이상씩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 같은 추세로 국산차 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부품 회사들은 정보력과 자금력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2~4차 부품협력사들은 상대적으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없습니다.
국내 부품협력사의 영업이익률이 1~2% 수준이라, 자체적인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외부의 실시간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통로도 열악하기 그지 없기 때문입니다.
국산차 업체들 역시 부품협력사와 함께 하는 동반자적 움직임이 미약한 부분도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 빠른 생태계 변화를 감안하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개혁도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 준비하지 않을 경우, 우리 자동차 산업은 미래가 없습니다.
- 업계 대응책을 제시하신 다면요.
아울러 정부는 부품사의 분류를 세밀화 해 미래 지향성이 있는지, 내연기관차 중심인지를 구분해 업계에 미래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요.
필요하다면 민관 펀드 조성으로 합종연횡을 추진하고, 업종 전환과 전환 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 체질을 개선해도 항상 판로가 걸림돌인데요.
취약한 연구개발 능력과 양산화 과정을 도울 수 있는 산학연관 체계의 실질적인 구성도 필요합니다. 부품협력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공 연구기관과 지자체가 연계해 지역에 맞는 특화된 요소를 뽑아 지원해주는 제도를 마련하면 어떨지 싶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능동적인 기업 친화적인 정책은 기본이고요.
- 현 정부 들어 자동차뿐만이 아니고, 기업들의 신음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내수 시장이 부정적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어, 국내 투자 여건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요.
반도체와 함께 내수 경제의 양대축 중의 하나인 자동차 산업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지수입니다.
미래를 제대로 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부가 정신 차려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겠네요.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