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은 17일(현지 시간) 전날 열린 상원 청문회에 이어,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 책임자를 불러 공청회를 열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상·하원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예상대로 다양한 표현으로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를 공격했다. "계획이 실행되면, 페이스북과 협력 업체는 통화를 불안정하게 할 정도의 엄청난 경제력을 지닐 수 있다"라는 지적과 함께 "기축통화인 달러를 능가하지 못하도록 할 대책은 있는가"라는 의문, 그리고 "국가의 중앙은행을 넘는 거대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등의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처럼 일률적인 의회의 지적에 대해 마커스는 "규제 당국의 우려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페이스북은 이를 개시하지 않을 것"이며, "신용카드 회사 등을 포함 28개 기업 및 비영리 단체의 컨소시엄에서 리브라를 관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과 협력하여 기축통화와의 경쟁이나 금융 정책에 대한 개입 등의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일간의 의회 청문회에서 양측 의원들은 대부분 페이스북의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책임감에 대한 비판과 전통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마커스의 해명을 단호하게 뿌리쳤다.
한편, 리브라에 대한 우려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도 의제가 되었고, 각국의 금융 당국들은 페이스북의 새로운 전략이 통화 본연의 자세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하에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가상화폐 업계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는 가상화폐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