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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수출규제로 글로벌 반도체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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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수출규제로 글로벌 반도체 가격 급등

메모리 칩 가격 최근 1주일새 15% 급등

도시바메모리의 욧카이치시(四日市)공장이미지 확대보기
도시바메모리의 욧카이치시(四日市)공장
한일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주간 현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데 이어 업체들이 고객사와 3분기 계약 협상 과정에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1주일간 D램 반도체 현물가격이 15% 급등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일부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한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 공정상 필수소재인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소재인 불화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해 일본 기업들이 해당 소재를 한국에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들 소재는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70~90%를 점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면적인 금수조치는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지난 4일 이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대한 수출 신청은 승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가격의 상승은 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반도체 업황은 공급 과잉과 수요 약세가 1년 넘게 지속돼 왔다.

고객업체들은 이런 갑작스런 가격 상승에 대해 반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한일 무역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대비해 재고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게 나오고 있다.

리서치업체 번스타인은 일본측 규제가 계속되면 D램 공급량의 75%, 낸드플래시 45%가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은 전례 없이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물 시장은 메모리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소규모에 불과하다. 하지만 번스타인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고객과 3분기 계약 협상 과정에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반도체 가격 급등은 단기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일부 모듈 업체가 가격을 인상했지만 반도체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아 수요와 공급이 반전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현물 시장은 전체 D램 시장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중장기 수급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계약시장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물 가격은 반도체 모듈 업체가 시장에서 단발성으로 거래하는 가격을 임의로 집계한 것으로 기업간 계약거래 중심의 메모리 시장을 대변할 순 없다는 얘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PC와 스마트폰, 서버, 데이터센터 등의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고 D램 공급업체들도 3개월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일본 수출 규제와 함께 도시바 욧카이치공장 정전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공급업체들이 2∼3개월치 재고를 갖고 있어 장기적으론 가격 상승요인이 없다는 분석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