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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들도 계속 사라져…기업은행 두달새 신용·체크카드 16종 없애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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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들도 계속 사라져…기업은행 두달새 신용·체크카드 16종 없애기로

IBK기업은행이 2013년 출시한 '참!좋은 내사랑 PET 카드'(사진=IBK기업은행)이미지 확대보기
IBK기업은행이 2013년 출시한 '참!좋은 내사랑 PET 카드'(사진=IBK기업은행)
전업 카드사 뿐 아니라 은행에서도 카드 상품의 단종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최근 두 달새 16종의 신용·체크카드를 이미 없앴거나 발급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업계에서 대표적인 펫 카드 상품 중 하나로 꼽히는 ‘참!좋은 내사랑PET(펫)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2013년 12월에 출시된 이 상품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동물병원, 미용, 카페, 호텔, 훈련소 등 애완동물 업종으로 등록된 4500여개 가맹점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었다.

제휴된 반려동물 전용 장례식장에서 결제액의 5% 할인 혜택 외에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마트와 온라인몰에서도 5% 할인, 영화관·놀이공원 이용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했다. 통합 할인 한도가 전월 실적에 따라 최대 6만원이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에게는 유용했다.

기업은행은 반려동물 혜택에 치우쳐져 있어 일상생활에서 주요 카드 상품으로 쓰기 어려워 이번에 단종하기로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최근 카드사들이 반려동물 카드를 새로 선보이거나 리뉴얼 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펫카드와 똑같이 2013년 12월에 첫 선을 보인 대구은행의 'DGB 펫러브 카드'는 현재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애완동물 관련된 서비스에 치중해 있다보니 고객 수요 조사시 주 카드로 사용하기에는 수요가 저조하다고 판단돼 상품을 일몰했다"면서 "향후에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는 다른 카드 상품의 기타 서비스에 넣을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펫 카드를 없애면서 Style Plus 카드(캐시백), 부자되세요, 홈쇼핑, 문화융성카드, 비씨TOP 골프, 참! 좋은 365il, 참! 좋은 통통, 엉카드 등 신용카드 8종과 체크카드 5종 등도 함께 없앴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는 '오렌지팩토리 SKYPASS(스카이패스) 카드'와 '오렌지팩토리 참! 좋은 친구 카드'의 2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제휴사인 오렌지팩토리와 손잡고 내놓은 이 상품은 기존에도 영업점에서 발급이 안 된 해당 상품이었는데 이번에 아예 없애기로 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제휴사와) 제휴 기간 만료로 상품을 일몰한다"고 말했다. 오렌지팩토리는 국내 토종 SPA 브랜드로 최근 파산해 주인이 바뀌었으나 현재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지난 6월부터 신용·체크카드 14종을 없애고, 내달 2종 추가 중단해 최근 두달새 16종의 상품을 이미 발급 중단거나 중단할 예정에 있는 것이다.

BNK경남은행도 카드 상품을 줄줄이 단종하고 있다. 당장 26일 '비자 체크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한다. 경남은행은 마스터와 비자 브랜드의 체크카드를 모두 취급하는데, 이 가운데 비자 브랜드를 사용하는 체크카드는 '비자 체크카드' 상품 1종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경남은행에서 비자 브랜드는 사용하는 체크카드는 이제 하나도 없게 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서 결제가 안되고 출금만 되는 카드 상품이라서 효용성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신규 발급을 중단하지만 현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체크카드 상품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은행은 지난 4월 말부터 UPTURN(업턴)카드, 아시아나클럽카드, 오일플러스(Oil+)카드, BNK카드(모바일단독) 등 카드 4종 발급을 중단했고, 2월에도 비씨 다이아몬드 신용카드도 발급을 중단했다.

대구은행도 올해 초 비씨 다이아몬드 카드를 단종시켰고, 씨티은행은 지난달부터 연회비 60만원짜리의 프리미엄 카드인 '씨티 프레스티지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처럼 카드업과 은행업을 같이 하는 겸영은행들이 카드 상품을 줄줄이 없애고 있다.

은행이 카드사업을 하는 경우 전업 카드사보다 유리한 점들이 꽤 있다. 기존 은행 영업점을 통해서 카드 상품을 판매하기 용이한 데다 은행 상품과 묶어서 판매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더욱이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은행이라는 장점 때문에 카드채를 주로 활용하는 전업 카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이 낮은 편이다.

은행 고객들 입장에서도 은행 거래시 해당 금융사가 판매하는 카드 상품을 쓰는 것이 편리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카드 상품을 없애는 것은 카드 사업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전업 카드사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상품의 라인업을 유지하기보다는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신한·국민·삼성·현대카드 등 전업 카드사을 합쳐 수십종의 신용카드가 사라진 것처럼 은행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나 겸영은행 할 것 없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영향은 똑같이 받는다"며 "수익성 분석을 통해 예전에 출시된 상품 등에 대해서 다시 (판매 여부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