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아프리카 기아퇴치 운동가 밥 겔도프의 두 얼굴…조세회피처 이용 사업 드러나

공유
0

[글로벌-Biz 24] 아프리카 기아퇴치 운동가 밥 겔도프의 두 얼굴…조세회피처 이용 사업 드러나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모리셔스.이미지 확대보기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모리셔스.
지난 1985년 아프리카 기아 난민을 위한 범세계적인 자선공연 라이브 에이드(Live Aid)를 기획해 '음악계의 성자'라는 찬사를 받은 밥 겔도프가 조세 피난처를 이용해 사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쥐트도이체 자이퉁은 23일(현지 시간) 박애주의자로 알려진 밥 겔도프가 지난 2008년 '8마일LLP'라는투자회사를 설립해 조세피난처에 기반을 둔 회사나 펀드를 이용해 사업을 벌여왔다고 폭로했다.
이 회사는 에티오피아 와인업체, 우간다 은행, 우간다 양계 농장 등에 펀드와 회사를 통해 투자를 했고 이들 펀드와 회사들은 조세피난처로 악명높은 모리셔스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대륙 동쪽 2000㎞에 위치한 섬나라로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다.

쥐트도이체 자이퉁는 이 같은 사실은 금융 서비스 제공업체인 컨베이어스 딜 앤 피어맨(Conyers Dill & Pearman)의 내부자료에서 확인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유출됐고 ICIJ는 쥐트도이체 자이퉁을 비롯해18개국 약 50명의 저널리스트들과 함께 1990년대~2017년에 걸쳐있는 약 20만 건의 문서를 평가한 결과를 모리셔스 릭스(Mauritius Leaks)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밥 겔도프측 회사 대변인은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들은 모두 자신의 아프리카 본국에 모든 세금을 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밥 겔도프는 ICIJ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쥐트도이체자이퉁은 전했다.

아프리카 등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외부로부터 구호자금으로 받는 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조세 회피나 돈세탁, 부패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부 기관인 조세정의 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는 모리셔스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피해를 주는 조세 회피처 가운데 하나라고 비난했다.

밥 겔도프는 아일랜드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아프리카 기아 돕기에 나서면서 휴머니스트 사회운동가로 더 유명해졌다.

1984년 이디오피아의 기근을 다룬 BBC다큐멘터리를 보고 영감을 얻은 밥 겔도프는 스팅, 보이 조지, 필 콜린스 등 많은 영국 팝스타들과 함께 '밴드 에이드'라는 이름으로 자선싱글을 발표했다.

1985년 '라이브 에이드'란 이름으로 'We Are The World'의 미국 스타들과 조인해 런던과 필라델피아에서 대규모 올스타 자선공연을 기획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이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 사이에서 비슷한 자선 공연 붐이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또 이 활동을 통해 아프리카 난민들을 위한 수백만 달러의 기금이 만들어졌다. 밥 겔도프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고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칭호를 부여받는 영광을 얻었다

그는 2007년 "스위스 은행들은 오랫동안 더러운 돈에 은신처를 제공해 왔고 아프리카의 부정한 돈 수천억 달러의 대부분이 스위스와 런던에 있다"며 "스위스는 이제 더러운 돈을 아프리카에 돌려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