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올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은 3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9억원, 34.7% 급감했다.
가맹점에 부과되는 수수료율은 낮아졌으나 영업 확대로 고객들의 카드 사용액이 늘면서 수수료이익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신용카드 수수료는 하나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 39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하는데 그쳤다.
업계 상위권인 KB국민카드의 경우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이 14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3% 감소했다.
할부금융 확대 등으로 순이자이익이 60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3억원, 5.7% 늘었음에도 카드 수수료 등을 포함한 전체 순수수료이익은 1049억원으로 126억원, 10.7% 줄었다.
여기에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상반기와 다르게 일회성 이익이 없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캠코 자산 매각을 통해 얻은 3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영업외 이익으로 포함돼 모두 실적에 반영됐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캠코 자산 매각과 같은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와 비교하면 순이익은 75억원 늘어난다"며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줄이고 충당금 이슈 등과 같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실적을 방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도 해외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비용 감소 노력도 이어지면서 실적은 선방했다고 본다"며 "대손충당금은 적립 기준 강화에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많이 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올 상반기 665억원을 벌어들여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순이익이 1.6% 감소했다. 올 상반기 비씨카드와 금융사들간 '택시 수수료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비씨카드가 패소하면서 우리카드가 비씨카드로부터 162억원의 수수료를 돌려받으면서 일회성이익이 발생했다. 여기에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카드의 정석' 시리즈 판매 호조로 카드 매출이 늘면서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캠코 자산 매각으로 약 15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지난해 상반기에 포함됐다"며 "올해도 비씨카드 소송으로 (비슷한 규모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올 상반기에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1920억원으로 1.2% 감소했다. 2분기(4~6월)에 떼어 보면 7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감소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당사 추정치에 비해 다소 적은 규모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평가된다"며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수수료율이 큰폭으로 하락한데다 코스트코와 계약해지 등으로 카드 이용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6%나 줄었다. 판관비 절감 등 비용 감축 노력이 지속됐지만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수익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익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 주가를 3만6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삼성카드는 전업 카드사 중에서 유일한 상장사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