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8월이 무서운 기업… "금융위기 때보다도 껄끄럽다"

공유
0

8월이 무서운 기업… "금융위기 때보다도 껄끄럽다"

이미지 확대보기


기업들은 8월이 무섭다.
수출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내수시장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신통한 구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장사가 되지 않으니 생산이 위축되고,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팔리지 않는 바람에 재고는 쌓이고 있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운 판에,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겹치면서 ‘호재’는 실종된 상황이다. 여기에 일본이 예고한 대로 8월 초에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도 제외되면 한숨이 커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인지 ‘금융위기’ 때보다도 껄끄럽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이를테면 ‘8월 위기설’이다.

이는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지수는 8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BSI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며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이는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했던 2009년 3월의 7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수는 올해 2월 81.1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나타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더욱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의 경기전망은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감소, 미·중 무역전쟁,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생산 감축 우려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이렇게 어려운데, 중소기업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8월 중소기업경기전망 지수(SBHI)는 79.0으로 올해 2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저점 76.3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지수는 77.2로, 전달보다 6.7포인트,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3.7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다르지 않다. 8월 전 산업의 업황전망 BSI는 71로 7월보다 4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비제조업 가리지 않고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대기업 지수는 78로 1포인트 떨어진 데 비해, 중소기업은 6포인트나 하락한 64로 나타났다.

게다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기업들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장기전’이라는 얘기를 정부에서도 꺼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는 난데없이 ‘애국자론’을 강조하고 있다. “1등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기업이 슈퍼 애국자”, “고용을 많이 창출해서 세금을 많이 내는 분이 애국자”라는 등의 ‘애국자론’이다.

그보다는, 정책도 기업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방향이 아쉬워지고 있다. 정책은 기업의 어려움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경기전망이 ‘악화일로’라는 사실이 증명해주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