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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순위 급상승' 중견건설사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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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순위 급상승' 중견건설사 지각변동 예고

호반건설 첫 10위권 진입, 부영 11계단 올라 15위
효성중공업·중흥건설도 16계단 껑충…정비사업 수주 효과

2019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폭 높은 중견건설사 현황. 편집=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폭 높은 중견건설사 현황. 편집=김하수 기자
국내 건설업계를 이끌어온 ‘10대 건설사’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의 치고 올라오는 성장세가 올들어 매섭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2019년 시공능력평가(시평)’에 따르면, 호반건설을 비롯해 부영주택, 효성중공업, 중흥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은 지난해 시평 대비 올해 적게는 5계단, 많게는 16계단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중견사들은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사이 국내 주택시장에 주력해 철저한 시장분석과 차별화된 상품설계 등으로 내실있는 성과를 쌓아왔다.

■ 호반건설 '16→10위' 중견사 톱10 첫 진입


올해 창사 30년을 맞은 호반건설은 처음으로 시평 10위권에 등극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 시평 16위에서 6계단 올라선 10위에 올라 어엿한 '톱10 건설사' 반열에 올라 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이 신규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수주에 고군분투하는 사이 호반건설의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원트랙' 전략이 오히려 기업에 '득(得)'이 됐다는 평가이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주택사업 하나로 급성장해 왔다. 초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공사 등이 분양한 저렴한 공공택지를 대거 낙찰 받아 아파트 분양으로 수익을 올렸으며, 지난 2005년 '호반베르디움' 브랜드 출시 이후 경기도 배곧신도시, 동탄2신도시, 광교신도시, 인천 송도 등에서 활발한 분양을 전개하며 무난히 '수도권 입성'에도 성공했다. 창사 30주년을 계기로 프리미엄 브랜드 성격이 강한 '호반써밋' 브랜드를 선보이며 하반기부터 호반의 '고급화'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주택사업에서 분양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분양률 90%' 원칙, 부채를 최소화하는 '무차입경영' 원칙 등 창업주 김상열 회장의 경영철학이 견조한 실적을 이끌어내고 있다"면서 "신규택지 공급 중단으로 자체 사업이 어려운 만큼 올해에는 도시정비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부영주택 '26→15위' 토목·건축 고른 성장

'임대주택사업의 강자' 부영주택도 올해 시평에서 지난해보다 11계단 뛰어올라 전체 15위를 차지했다. 1년 새 두자릿 수의 순위 상승폭을 거둔 셈이다.

부영주택의 시평 순위 상승은 토목과 건축실적이 고르게 성장한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토목 공사에 참여해 오지 않았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 부산·광양 등지에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수주하는 등 내실을 다진 게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며 "앞으로도 병원, 호텔 등 상업용 건축 분야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 '38→22위' 재건축재개발 다크호스 부상

효성중공업은 무려 16계단이나 뛰어올라 시평 22위에 안착해 눈길을 끌었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분야 수주가 확대되고, 주요 사업장에서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매출과 함께 수익성도 향상됐다는 평가이다.

더욱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대폭 줄어든 어려운 여건에서 효성중공업은 최근 대전 선화구역 재개발사업(1107억 원), 둔촌2차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610억 원) 시공권을 차례로 품에 안으며 '도시정비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부산오션파크㈜로부터 1098억 원 규모의 부산 북항 초고층 복합개발사업까지 수주하면서 초고층 건축물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효성중공업은 건설부문 매출에서 5년 만에 2배 가까이 성장을 올렸다. 지난 2014년 7233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 5273억 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배나 늘어난 1424억 원을 기록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건설 부문에서는 조기공정 진행과 공사비 절감으로 수익성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리모델링, 수도권 위주 주거부문, 정비사업 등 안정성 위주의 수주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중흥건설 '59→43위' 공공택지 분양 승승장구

중흥건설은 지난해 59위에서 16계단 상승한 43위에 랭크됐다. 중흥건설의 계열사인 중흥토건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전년 대비 5계단 상승하며 17위에 올라섰다.

중흥건설은 주택경기 부진에도 공공택지 분양사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세종시 조성 당시 공공택지를 저렴하게 낙찰 받아 분양하며 사세를 키운 중흥건설은 파주 운정신도시, 양주 옥정신도시,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중심으로 분양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2015년 도시정비사업팀을 신설해 재건축·재개발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3년간 매년 1조 원 이상의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올해 시평에서 높은 순위 상승률을 보인 중견건설사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작년 34위→24위) ▲삼호(작년 35위→30위) ▲우미건설(작년 42위→35위) ▲금강주택(작년 47위→40위) ▲엘티삼보(작년 56위→44위) 등으로 나타났다.

한 중견건설사의 관계자는 "주택 경기 하락과 도시정비사업 물량 축소로 해외사업이 없는 중견 건설사는 사실상 큰 위기에 몰린 것이 사실이었다"고 전하며 "이런 상황에서 중견사들은 소규모 사업이라도 회사의 사활을 걸고 수주에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