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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2분기 실적 희비 '해외사업-신규수주’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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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2분기 실적 희비 '해외사업-신규수주’가 갈랐다

영업이익 부문 현대·현산·대림 ‘웃고’ 삼성·GS·대우 ‘울고’
주택시장 침체기 돌입…“해외수주 성과, 올해 건설업계 성적 좌우”

대형 건설사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사업 부문과 국내 신규수주 물량 확보 여부에 따라 대형 건설사의 성적이 갈렸다는 평가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2분기 매출 4조 6819억 원, 영업이익 2451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각각 10.4%, 11%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2분기에 이라크 카르빌라 정유공장, 쿠웨이트 알주르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등 해외프로젝트 공동수행 현장의 공정률이 후반부로 진입하면서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신규 수주도 전년동기 대비 18.8% 늘었다.

해외에서 이달 초 3조 20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패키지 6·12)를, 국내에서는 다산 진건지구 지식산업센터, 광주 신용동 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사업, 고속국도 김포-파주 제2공구 등의 시공권을 잇따라 따내면서 11조 4841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가스플랜트, 복합화력, 매립공사 등 경쟁력 우위인 공종에 집중하는 수주 전략과 지속적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상반기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달성했다"면서 "하반기에도 현재 입찰 평가 중인 사우디, 알제리 등 해외 지역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수도권·지방 주택사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매출액 1조 4491억 원, 영업이익 1957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75.6%, 96.4% 크게 증가한 실적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호조는 영통 아이파크캐슬 1단지, 청주가경 아이파크 1단지 등 준공 단지와 대전아이파크 시티 착공 등의 실적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하며 "안정적인 수주 잔고와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미래 포트폴리오 구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건설사 2019년 2분기 영업이익 증감률. 자료편집=김하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대형건설사 2019년 2분기 영업이익 증감률. 자료편집=김하수 기자

대림산업도 석유화학사업 부문의 손실을 건설사업 부문에서 만회하며 2분기 영업이익 2977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32% 끌어올린 결과물이다.

대림산업의 2분기 건설사업부 매출은 1조 609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해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S-Oil RUC 프로젝트 등 국내 대형 프로젝트들이 준공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도급증액, 분양정산 등을 통해 주택사업의 원가율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토목·플랜트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5% 증가한 1945억 원을 기록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건설사업 모든 부문의 원가율이 개선되고, 연결종속회사들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커졌다. 선별수주를 통해 이익률을 끌어 올린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대형건설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삼성물산은 2분기 영업이익이 22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급감했다. 특히,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158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 줄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신규 수주액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상반기 3조 733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 4590억 원으로 34.12% 줄었다.

GS건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 5740억 원, 영업이익 2060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8.1%, 5.8% 후퇴했다. 해외수주 부진과 국내 주택분양 공급 감소 영향 탓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전분기 대비 매출은 소폭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7.9% 늘었고, 신규수주도 88.9%가 크게 증가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2분기 GS건설은 플랜트에서 GS칼텍스 MFC 프로젝트와 우크라이나 태양광발전사업을 수주하고, 주택·건축 부문에서 성남 산성구역 재개발과 철산주공10,11단지를 수주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수원-광명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관리·운영 부문을 수주해 전 사업부문에서 고르게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이다.

GS건설은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 수주와 경쟁력 우위사업에 집중 투자해 하반기에도 양호한 경영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17억 원) 대비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 2308억 원으로 이 역시 지난해보다 24.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826억 원으로 4.7% 떨어졌다.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실적이 급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주실적은 예년보다 약진했다. 상반기에 6조 3814억 원의 신규 수주고를 올리며, 올해 목표(10조 5600억 원)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이는 전년 동기(4조 4456억 원) 대비 43.5% 증가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33조 4836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해 연간매출 대비 4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건설업계 특성상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실적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 수주 목표는 크게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적 상향을 위해선 주택실적이 필수적 요소로 꼽히지만,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하반기 분양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돌입한 만큼 해외공사 수주 성과에 따라 올해 건설사별 성적이 크게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