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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신형 7·3시리즈, 화려하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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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신형 7·3시리즈, 화려하게 돌아왔다

최고급 안전기능 사양 대거 기본으로 탑재
7시리즈, 소파드리븐카로 명예회복에 방점
3시리즈, 가족안전 위해 ‘딱’…가성비 최고

신형 7시리즈. 사진=정수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신형 7시리즈. 사진=정수남 기자
독일의 고급 완성차 브랜드 BMW는 우리 정부가 수입차 시장을 개방한 이듬해인 198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해 국내 수입차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BMW는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 2009년 업계 1위에 오른 후 2015년까지 7년 간 수입차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달렸다. 이는 BMW가 양적 성장에 치중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BMW그룹 코리아(대표이사 한상윤)는 앞으로 양적 성장 대신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력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BMW 코리아가 올해 선보인 신형 7시리즈(THE 7)와 3시리즈도 BMW 브랜딩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대주다.

기자는 5일과 6일 7시리즈와 3시리즈를 각각 시승했다.

우선 7시리즈 6개 트림 가운데 ‘740L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를 타고 서울양양고속국도와 경춘도로를 달렸다.

더욱 화려해진 신형 7시리즈 1열. 사진=정수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더욱 화려해진 신형 7시리즈 1열. 사진=정수남 기자
7시리즈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45.9㎏·m의 3000㏄ 가솔린 엔진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조용하다. 올림픽대로를 지나 남양주 톨게이트에서 서울양양고속국도를 잡았다.

7시리즈는 상시 4륜구동으로 급회전 구간이 비교적 많은 서울양양고속국도 같은 도로 주행에 안성맞춤이다. 이 차종은 속도에 밀리거나 뒤쳐지지 않고 정확한 코너링을 지녔고 4륜구동이라 겨울에 눈이 많은 강원도 지형에 적합하다.
평일이지만 차량이 많다. 옆 차선을 달리는 차량이 7시리즈 사각지대에 들어오거나 앞차와의 간격이 줄어 추돌 위험이 있어 7시리즈가 먼저 경고음을 낸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자 주체할 수 없는 힘을 지닌 7시리즈가 4초 만에 100㎞(1400rpm)에 도달한다. 7시리즈 제로백(엔진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6800㏄, 563마력의 초호화 세단 롤스로이스 팬텀(5.3초)보다 빠르다.

신형 7시리즈 트렁크에는 스키쓰루가 있어 야외활동을 위한 충분한 짐을 실을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신형 7시리즈 트렁크에는 스키쓰루가 있어 야외활동을 위한 충분한 짐을 실을 수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어 7시리즈는 120㎞(1800rpm), 140㎞(2200rpm) 등 빠른 응답성으로 속도를 올린다.

시속 90㎞로 달리다 운전대에 있는 반자율주행 버튼을 눌렀다. 7시리즈는 스스로 앞차와이 간격을 고려해 속도를 줄이거나 늘렸으며 회전 구간에서도 별도의 조작 없이 차선을 파악해 앞으로 나가는 탁월한 주행 능력을 보여줬다.

최근 선보이는 차량 가운에 일부가 자율주행을 실현했다고 하지만 곡선 구간이나 옆에서 끼어드는 차량은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7시리즈 연비는 9.4㎞/ℓ로 4등급이다.

주양예 BMW 코리아 홍보 총괄 상무는 “이번 6세대 신형 7시리즈는 부분 변경이라고 하기에 아깝다”면서 “완전 변경에 가깝게 달라진 7시리즈를 통해 국내 고급 대형 세단 시장을 적극 공략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기자는 신형 320d 라인업 가운데 디젤 럭셔리 트림을 타고 자유로를 달려 파주 헤이리예술인 마을을 찾았다.

신형 320d. 사진=정수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신형 320d. 사진=정수남 기자


320d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경주 대회 포뮬러원(F1) 에 등장하는 스포츠차량처럼 운전석이 낮았다. 고급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갈색 계통의 천연 가죽 시트는 체형에 맞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에 적당하다.

강변북로를 달리다 파주 출판단지를 지나 속도를 높였다. 7년 전 만난 320d와 마찬가지로 엔진음은 크지 않다. 주행 소음 역시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신형 3시리즈는 6초 후반의 제로백(1800rpm)으로 빠른 응답성을 보여줬다.

BMW의 기술력을 익히 알고 있어 5초 만에 다시 속도를 180㎞(2600rpm)로 올리고 급회전 구간을 돌았다. 3시리즈는 후륜구동지만 4륜구동처럼 바퀴에 힘을 고루 배분하는 느낌을 준다. 그만큼 코너링과 핸들링이 적확하다는 뜻이다.

7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차체에 탑재된 5대 카메라와 10개 센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시속 80㎞ 속도에서도 직선, 곡선 구간 모두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측면에 있는 카메라 두 대가 사이드 미러 하단에 위치해 깔끔한 측면 디자인을 구현했다.

320d는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m로 강력하면서 이전 모델보다 55㎏ 감량과 10㎜ 낮아진 무게 중심, 50대 50의 무게 배분 등으로 경쾌하면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지녔다. 최적화된 공기역학 성능으로 자동차 공기 저항계수가 0.23에 불과한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신형 320d의 2열은 4대 2대 4로 접을 수 있으며, 2부분을 팔걸이로 이용 가능하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신형 320d의 2열은 4대 2대 4로 접을 수 있으며, 2부분을 팔걸이로 이용 가능하다. 사진=정수남 기자
3시리즈의 토크컨버터 8단 자동변속기의 기어노브가 변신했다. 기존 BMW 패밀리룩인 직사각형에서 손안에 쏙 들어오는 원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재질은 검은색 강화플라스틱으로 촉감도 좋다. 자동변속기는 수동 겸용이지만 기어노브에서 수동을 선택할 수 없고 운전대 좌우측에 ‘+’, ‘-’ 가 새겨진 은색 날개를 조정하면 자동으로 변환된다.

친환경 2.0 디젤엔진은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 등으로 연비 14.3㎞/ℓ(3등급), 이산화탄소 배출량 132g/㎞을 실현했다.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지닌 3시리즈는 과속 감시카메라를 전면 유리에 표시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2열을 접으면 적재공간이 1500ℓ 이상이라 야외 활동에도 큰 무리가 없다. 아쉬운 부분은 BMW 타이어가 런플랫타이어(펑크시 시속 80㎞로 주행 가능)이지만 스페어타이어 공간을 활용하지 않은 점이다.

이번 320d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 시스템이다. 320d가 명품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한 덕에 고른 음역대에서 빼어난 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7시리즈와 3시리즈 외관은 전면부 키드니그릴 라디에이터그릴이 커졌지만 진공증착한 기법으로 크롬 재질감을 내 세련됐다는 느낌을 준다. 보닛 위 BMW 엠블럼 역시 커졌고 7시리즈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진공증착한 재질의 에어그리드가 수직과 수평으로 변하면서 차체에 고급감과 함께 안정감을 제공하고 있다. 3시리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신형 7시리즈와 320d는 12.3인치 모니터에 차량 주변을 모두 비추면서 주차와 함께 안전 사고 예방 등을 돕는다.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신형 7시리즈와 320d는 12.3인치 모니터에 차량 주변을 모두 비추면서 주차와 함께 안전 사고 예방 등을 돕는다. 사진=정수남 기자
7시리즈 후면 디자인은 전면과는 다르게 가늘어지면서 세련미를 추구했지만 3시리즈는 후미등이 뒤쪽으로 튀어나와 후면 디자인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 신형 모델은 모두 최근 최고급 차량에 주로 실리고 있는 갈색 계통 천연가죽 시트와 역시 인테리어 곳곳에 적용한 크롬 재질 소재를 사용해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12.3인치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와 차량 기능을 손쉽게 조절 가능한 대형 조그셔틀, 그 옆에 있는 자동 8단변속기, 계기판 등이 안전 운전을 돕는다.

7시리즈와 3시리즈 2열 역시 고객 감동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다양한 안전기능을 기본으로 갖췄다.

740L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가격은 1억6200만~1억6450만원이며, 320d 가격은 5320만~5630만원이다.

주 상무는 “3시리즈는 1975년 출시이래 40년이 넘게 세계 시장에서 1550만대 이상 판매된 BMW의 스테디셀러”라면서 “대중 라인업과 최고급 라인업 등 투톱 전략으로 올해 성장세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BMW는 지난 10년간 양적 성장에 주력했다”면서도 “이제는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양보다는 질, 프리미엄을 지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