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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무이자 대출, 연체해도 계약 유지...건설사 '미분양 방지' 고객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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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무이자 대출, 연체해도 계약 유지...건설사 '미분양 방지' 고객마케팅

고강도 부동산규제 따른 수요자 자금부담 가중에 다양한 금융혜택 제공
1차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연체특약, 납부기한 연기 등 '실수요자 잡기' 경쟁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대우건설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 내부 모습. 사진=대우건설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각종 금융혜택을 내건 단지들이 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자금 부담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다양한 금융혜택을 통해 '수요자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분양하는 단지에 계약자의 자금 마련 부담을 줄이기 위한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물론 연체 마케팅 등 다양한 금융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은 통상 분양가의 60%인 중도금 대출 이자를 건설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이자 비용이 줄어 분양가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대림산업이 지난 6월 대구 서구 내당동에 공급한 ‘e편한세상 두류역’은 중도금 60%에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제공했다. 현대건설이 경기 용인시 신봉구역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광교산’은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시행한다. 여기에 중도금(60%) 무이자 적용, 발코니 무상 확장 같은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단지들의 경우 계약자가 중도금을 연체해도 계약이 해지되지 않도록 하는 이른바 ‘연체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도금을 연체하면 연 7∼8%의 연체 이자가 붙고, 일정 회차 이상 중도금을 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던 기존의 아파트 계약조건을 대폭 완화해 주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은 지난 5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 그랑자이’에 중도금 연체특약을 적용했다. 이 단지의 최소 분양가가 10억 120만 원으로 분양가가 모두 9억 원 이상이어서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GS건설은 계약자들에게 중도금의 절반만 내면 나머지 절반을 연체해도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연체이자도 연 5%만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 1·2순위 청약을 마친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단지 ‘과천 푸르지오 써밋’도 오는 11월 1차 중도금(1000만원)만 납부하면 중도금 60%의 나머지 금액 전액을 입주 시까지 납부 유예를 허용했다. 다만, 연체 이자 연 5.5%가 적용된다.

롯데건설도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에 짓는 ‘가야 롯데캐슬 골드아너’에 1차 계약금 2000만원 정액제와 1차 중도금 납부 기한 연기(6개월)를 적용할 계획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통상적으로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들은 부동산시장 침체기 때 성행한다”면서 “강화된 대출규제로 주택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다양한 금융혜택을 내걸고 수요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권 팀장은 “일부 분양계약률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장에서 미분양을 막고자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예비청약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환기시키며 “금융혜택 뿐만 아니라 입지, 상품, 브랜드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