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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국제해사기구 규제, .해운업계 부활 신호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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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국제해사기구 규제, .해운업계 부활 신호탄될까?

2200여척 스크러버 설치로 선박 숫자 줄고 운임은 상승 예상

최대 스크러버가 장착된 현대상선소유 선박이 (2018년 7월 5일 취항기념식)정박해 있다.
최대 스크러버가 장착된 현대상선소유 선박이 (2018년 7월 5일 취항기념식)정박해 있다.
 내년 1월 시행에 들어가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선사들에겐 실적 상승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계에서 2200여척이 한꺼번에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를 위해 조선소로 가면 운송 선박 감소에 따른 운임료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IMO 규제가 해운업계는 물론 조선업계 부활의 신호탄을 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4일 로이터통신과 지캡틴 등 해운업 매체에 따르면, IMO는 선박이 항해사면서 배출하는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하는 규제를 내년부터 시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운항하는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기존 선박 연료유보다 1.5배 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한다. 그것도 여유가 없으면 폐선해야 한다.
핀란드 랑그테크의 스크러버.사진=랑그테크이미지 확대보기
핀란드 랑그테크의 스크러버.사진=랑그테크

해운업계는 올해 말까지 스크러버를 설치해야 할 선박을 약 2200여척으로 추정하고 있다. DNY선급은 이들 선박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길이가 무려 340마일에 이를 거승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이 선박들은 하반기 특히 4분기에 집중해서 스크러버 설치에 나설 것으로 해운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IMO의 환경규제와 스크러버 설치는 해운사엔 좋은 실적을 안겨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선박 공급 감소로 운임료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광석과 석탄, 곡물과 같은 드라이 벌크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들은 지난해와 올해 초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특수를 누렸다. 주요 화물인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철광석 물동량 크게 늘어난 결과였다.벌크운임지수(BDI)는 올해 초 600까지 떨어졌다가 꾸준히 상승해 7월 31일에는 1868가지 올랐다. 2010년 이후 최고치라는 평가다.

유조선 시장에서도 IMO 규제는 호재가 되고 있다. 원유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유가 재균형을 달성하겠다며 지난해 초부터 감산을 이행하면서 물동량이 크게 줄었다. 연간 6억5000만 배럴이 시장에서 배제됐다. 원유는 대부분 해상 운송되는 만큼 운송료가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초대형 유조선이 스크러버를 설치하기 위해 조선소로 들어간다면 역시 선박 숫자 감소에 따른 운송료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연식이 오래된 노후선박 폐선도 앞당겨질 수 있다. 노후선박은 스크러버를 설치해 운항하기엔 남은 운항 가능기간이 짧아 경제성이 없다. 또 저유황유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연비가 최신 선박보다 좋지 못해 원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준다. 이런 이유에서 IMO 환경규제가 시작되면 노후선박들의 폐선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해운업계는 예상한다. 국 선령 20년이 넘은 선박을 모두 폐선한다고 가정하면 세계 전체 벌크선 선복량의 6.4%가 해체될 것으로 해운업계는 예상한다. 이 역시 선박 공급 감소에 따른 운임상승을 가져올 호재로 볼 수 있다.

아직 스크러버 설치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스크러버 설치에도 많은 비용이 드는 만큼 벌써부터 운송료 상승를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연말께 한꺼번에 대형 선박들이 몰려든다면 시장에서 선박 수요보다 공급이 적어지고 결국 운송료 상승은 불을 보듯 훤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IMO 규제가 해운업계에 희소식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