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이 4일 발표한 ‘총의료비 관리 차원에서 본 실손보험금 증가 현상’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은 전년보다 15.7%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1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 급증 현상은 총의료비 통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공적 건강보험의 보장률 상승을 위해서는 총의료비에서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억제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의료비 통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건강보험 보장률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의 보험급여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비급여의료비와 본인부담금도 증가한다면 보장률 개선 효과는 크게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6년 63.4% 수준인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적 보장 확대 정책에 따라 지난해 국민건강보험 보험급여비는 약 60조6000억 원으로 2017년보다 약 5조1000억 원 증가, 증가율이 9%를 상회했다. 지난해 증가율을 0%로 가정할 경우 보험급여비 5조1000억 원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률 상승은 2%포인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선임연구위원은 “본인부담금과 비급여의료비를 보장하고 있는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보장률의 개선 효과는 2%포인트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총의료비를 관리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예비 급여를 확대하되 나머지 비급여의료비를 관리하기 위한 공·사 간 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비급여의료비의 적정성 관리를 위해 제기됐던 비급여의료비 표준화, 전문 심사기관에 의한 비급여의료비 적정성 심사 등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