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8.0원)보다 5.6원 오른 1203.6원에 개장했다. 1200원을 돌파한 것은 2017년 1월11일(1201원) 이후 처음이다. 또한 같은해 1월 9일(1208.8원)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급등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띠는데다 한일 경제전쟁 등에 따른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커졌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2000선을 밑돌며 조정을 받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일본이 지난 2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한 이후 우리 정부는 일본 규제에 맞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일 소녀상 전시를 철거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미중 무역분쟁도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지난 1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후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를 "일종의 보험적 성격의 인하"라고 평가하면서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의 예상을 빗겨간 점도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것을 포함해 금융부분에서 한국에 대한 규제를 추가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요인만 볼때 환율은 1220원 내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미중 합의가 다시 불발되고 추가 관세부과가 된다면 1250원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정책 당국이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1200원 내외에서 움직이리라고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