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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일본 외화차입금 10조600억원 수준... "외환건전성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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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일본 외화차입금 10조600억원 수준... "외환건전성 높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들 돌파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들 돌파했다. 사진=뉴시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 (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규제를 단행한 가운데 일본이 국내에 대출한 자금을 회수할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나라의 일본계 외화 차입금은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 달리 크지 않다고 금융당국은 밝히고 있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6월 말 기준 일본계 외화차입금은 92억6000만 달러(10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외화차입금의 6.6%로 외환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금융당국은 평가한다.
실제 6월중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잠정 수치는 111.2%로 규제비율인 80%보다 높다. 외화 LCR은 향후 한 달 동안의 순외화 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외화자산의 비율이다. 쉽게 말해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의무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을 수록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때 오래 견딜 수 있다는 뜻이다.

외화여유자금 역시 3개월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보다 약 4조3000억원(37억달러) 많다.

과거와 달리 국내 은행 신용도가 일본계 은행보다 높아 국제 금융시장에서 외화조달이 원활하다는 분석이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용등급이 AA, IBK기업은행은 AA-다. 시중은행인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도 A+로 일본의 JBIC(A+), DBJ(A), 미즈호·MUFG(A-)보다 같거나 높다.

이날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7월 기준 4031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7월까지 두 달 연속 늘고 있다.

증권시장과 대출에서 일본 자금의 의존도도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체 외국인자금 중 주식과 채권의 일본 비중은 각각 2.3% (13조 원), 1.3%(1.6조 원)로 나타났다. 대출은 2018년 말 국제투자대조표 기타투자 중 6.5%(118억 달러, 약 13조 6000억 원) 정도로 집계됐다.

한편 국내기업들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한 신용장에서 일본계 은행의 보증 비중도 지난 2018년 약 0.3%에서 올해 상반기 약 0.1%로 하락했다. 일본계 보증발급이 은행이 보증발급 거부 등으로 보복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신용장은 그동안 무역거래 결제에 활용돼왔지만 최근에는 신용장 방식에서 송금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신용장 이용 비중은 지난 1998년 전체 수입액의 62.1%로 절반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15.2%로 낮아졌다. 국내 기업의 신용도가 높아지고 결제 관련 거래비용 절감 추세 등이 원인이다.

같은 기간 무역거래 결제 비중에서 단순송금은 15.3%에서 65.3%로 늘고 기타 거래도 22.6%에서 19.5%로 확대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럼에도 경각심을 갖고 향후 사태진행 추이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컨틴전시 플랜을 점검하는 등 모든 가능성에 대처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해 나가겠다"면서 "매주 ‘금융부문 비상대응 TF’를 개최하면서 금융시장 동향 등을 모니터링중"이라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