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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약 8조원 투입해 100대 핵심소재 1~5년 내 국내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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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약 8조원 투입해 100대 핵심소재 1~5년 내 국내 생산"

정부, 대기업과 ‘상시소통 채널’ 구축해 위기 타개키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계열사 사장단과 수출규제 해법 모색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맞서 정부와 국내 기업이 자구책 마련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이 지난달 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3개 핵심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을 금지한데 이어 이달에는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한국 제품에 대한 통관 절차와 심사가 강화돼 수출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日과 경쟁할 수 있는 100대 핵심소재 1~5년 내 국내 생산

정부는 화이트리스트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향후 1년∼5년 내 국내에서 공급하는 야심찬 방안을 내놨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범부처 브리핑에서 "100대 품목을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예산과 금융, 세제, 규제특례 등 전 방위적 특단의 대책을 마련 하겠다"면서 "20대 품목은 1년 안에, 80대 품목은 5년 내 공급을 안정화 하겠다"고 발표했다.

100대 핵심품목은 업계 의견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 분야에서 단기(1년) 20개, 중장기(5년) 80개 등으로 선정됐다.
정부 관계자는 “100대 품목은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에 직접 영향을 받는 관리대상 159개 품목의 전략물자 뿐 아니라 특정국가 의존도가 심해 시급히 국내 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 품목 가운데 추려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이들 100대 핵심품목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재원을 집중 투자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R&D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7년간 약 7조8000억 원 이상을 R&D에 투자할 방침이다.

국내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 중구와 종로구 전경.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대기업 본사가 밀집한 서울 중구와 종로구 전경. 사진=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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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시소통 채널’ 통해 기업과 스킨십 강화

정부는 일본발()경제위기에 맞서 기업과의 스킨십도 늘릴 방침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5일 "조만간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라며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각 그룹 부회장급 인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동 날짜는 이달 8일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그는 "기업과 소통 채널을 열고 협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며 대기업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을 내비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전자계열사 사장단 긴급소집

국내 주요기업도 일본 수출규제에 맞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일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긴급 대책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안다"면서 "각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오는 6일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평택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해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개발·조립·검사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이 방문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남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