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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배터리·화학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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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배터리·화학업계 '초긴장'

日관광 자제, 항공수요 감소…대체 노선 발굴
車부품·공작기계, 장기화될 경우 피해 불가피

일본 정부가 2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부품·공작기계 대응책 부심
자동차 부품과 공작기계 등은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동차는 국산화율이 높은 업종이어서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만드는 자동차 부품은 95% 정도를 국내 협력사로부터 조달하고 있어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한국GM과 쌍용자동차 등은 자사 일부 모델에 일본산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당장 변속기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한일 양국간 갈등이 깊어질 경우 대비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자동차 부품업계는 일본 의존도를 꾸준히 낮춰왔기 때문에 당장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부품업체 단체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산 부품과 소재는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공작기계도 일본 수출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 제조 국내 대표기업 화천기공은 일본으로부터 CNC(컴퓨터수치제어)용 부품을 수입하고 있지만 이는 기계 제작을 주문했던 업체들이 예전부터 사용해 온 일본제품을 선호해 이에 맞춰주는 것일 뿐이라며 일본산이 막히면 독일제품 등 대체재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금속 절삭·가공 기계의 대일 수입 비중이 90%를 넘어 일본의 수출 규제가 가시화되면 공작기계 관련 산업 피해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日의존도 큰 배터리·화학 '단기충격' 만만치 않아

자동차용 배터리나 화학제품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용 일부 소재는 처음 규제했던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처럼 일본산을 대체할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셀을 감싸는 파우치, 양극재와 음극재를 접착시키는 고품질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등은 일본 의존도가 매우 높다.

알루미늄 파우치는 일본의 DNP와 쇼와덴코가 대표적으로 전 세계 점유율 70%를 차지한다.

그나마 배터리 4대 소재로 불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은 일본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철강·방산 "당장 큰 타격 없어“

철강이나 방산 등 일부 업종은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타격이 당장 없을 전망이다.

원재료인 철광석은 주로 호주나 브라질에서 수입하고 있고 철강 제조설비도 국산화율이 높은 편이다.

일부 특수강에 일본 제품을 쓰지만 업계는 대체품을 바로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산업은 일본이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군사 안보와 직결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본 규제조치로 국내 방산업계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남·박상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