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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생존위해 곡물 사업까지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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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생존위해 곡물 사업까지 진출

LG상사 직원들이 인도네이아 팜농장에서 연수를 받는 중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LG상사 직원들이 인도네이아 팜농장에서 연수를 받는 중이다. 사진=뉴시스
종합상사가 사업영역을 넓혀 곡물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과거 종합상사는 현대, LG, 포스코 등 그룹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업무를 해왔다. 그러나 과거에 해외지사가 부족하던 기업들은 그동안 외형규모를 키우면서 해외지사를 보유해 종합상사 역할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종합상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체 사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제조업과 연관이 적은 곡물, 과일, 팜 열매와 같은 사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물류기업 오렉심그룹(Orexim Group)의 지분 75%를 인수해 우크라이나 곡물수출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다. 오렉심그룹은 해바리기씨유 수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1등 업체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가 전세계 수출 4위, 밀이 세계 6위이며 곡물의 90%를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수한 터미널이 자리잡은 미콜라이프 항은 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수출터미널이 올해 9~10월 완공되면 연간 250만 톤의 곡물이 출하될 예정이다.

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우크라이나는 식량 생산량이 2007년 4000만t에서 2017년 7700만t으로 10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라며 "수출량은 같은 기간 850만t에서 4300만t으로 약 5배 급증한 신흥 곡물 수출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우크라이나 곡물수출터미널 사업 진출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식량사업 육성’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해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 자리매김하고 국내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곡물사업과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기반으로 2030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해외 식량사업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미진한 편”이라며 “ 이번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해외곡물터미널을 확보해 운영하는 것은 식량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캄보디아 망고에서 새 먹거리를 찾았다.

현대종합상사는 2014년 현지 농장을 인수해 260ha(약 78만 평) 규모인 현대아리랑농장을 조성했다. 이곳은 현지에서 한국인이 개척한 '캄보디아 최초의 망고 농장'으로 불린다. 이 농장은 해마다 1000톤에 달하는 망고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망고 유통사업을 하기 위해 2016년 11월 캄보디아 망고생산업체 마오 레가시(Mao Legacy)와 계약을 맺었다"며 "이 농장에서 생산한 망고를 가공하고 유통하는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농림부 검역과 통관절차가 마무리되면 오는 10월 쯤 한국에서도 캄보디아 산 망고를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에서 팜농장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먹거리에 뛰어들었다.

LG상사는 지난해 761억원을 투자해 칼리만탄 스까다우(Sekadau) 지역에 2만ha(약 6000만 평) 면적의 팜농장을 확보해 8만6000t 규모의 팜오일 생산이 가능해졌다.

팜오일은 의약품, 화장품, 바이오 연료 등에서 이용돼 최근 몇 년간 소비량이 급증하는 상품이다.

LG상사는 팜오일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오는 2021~2022년에는 팜오일 생산량을 18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종합상사들은 과일농장과 팜오일농장에 단순히 지분만 투자하지 않고 직접 운영해 현지 시장 파악과 기술 그리고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현지 노하우가 있으면 농식품외에 다른 자원 부문에 신규 투자할 때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