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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와 손잡은 수자원공사 '화성국제테마파크' 13년 표류 종지부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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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와 손잡은 수자원공사 '화성국제테마파크' 13년 표류 종지부 찍을까

2007년 9조4천억 규모 송산그린시티개발 맡았지만 테마파크 지연으로 사업 부진
산하 송산사업단 사업미숙 부지내 업체와 수년째 소송전...비리의혹까지 제기
수자원공사 "업체 비협조 때문", 업계 "감사원 감사, 사업주체 변경 검토" 대립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들어설 예정인 국제테마파크 상상도. 사진=경기도청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들어설 예정인 국제테마파크 상상도. 사진=경기도청
한국수자원공사가 10년 넘게 표류하던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 사업자를 최종 선정하면서 송산그린시티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에서 수자원공사가 보여왔던 미숙한 사업진행과 각종 비리 의혹으로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원활히 진행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수자원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수자원공사와 경기도, 화성시, 신세계프라퍼티컨소시엄(컨소시엄)은 지난달 30일 경기도청에서 '화성 국제테마파크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컨소시엄은 지분 90%를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와 10%의 신세계건설로 구성됐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화성시 송산면 일원 송산그린시티 동쪽 일대에 여의도 면적 1.5배에 이르는 약 418만㎡ 부지에 조성되는 세계 수준의 복합리조트형 테마파크이다.

신세계 컨소시엄은 총 사업비 4조 5700억 원을 투입해 ▲익스트림 스포츠 테마파크 '어드벤처월드' ▲가족단위 휴양형 워터파크 '퍼시픽오디세이' ▲화성 공룡알 화석지와 연계한 공룡테마 '쥬라지월드' ▲장난감과 캐릭터 테마파크 '브릭&토이킹덤'을 비롯해 호텔, 쇼핑몰, 골프장까지 망라한 복합 리조트형 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은 화성국제테마파크를 오는 2021년 착공해 5년 뒤인 2026년 어드벤처월드와 퍼시픽오디세이, 쇼핑몰, 호텔, 골프장 등을 단계적으로 개장하고, 공사 10년 만인 2031년 쥬라지월드까지 완공해 전체 개장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다.

이 사업에서 수자원공사는 용지 공급과 행정지원 등을 맡아 화성국제테마파크를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테마파크로 만드는데 최대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일대 송산그린시티 개발구역 위성사진. 사진=화성시청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일대 송산그린시티 개발구역 위성사진. 사진=화성시청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수자원공사가 송산그린시티 사업진행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 온 점을 지적하며 과연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일정대로 무사히 진행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국제테마파크가 들어서는 송산그린시티는 시화호 남측 매립지를 친환경 복합도시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개발면적은 총 5564만㎡로 경기도 성남 분당신도시의 3배에 해당하는 수도권 최대 신도시다.

수자원공사가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 전체를 맡아 개발에 나선 시점은 12년 전인 지난 2007년이었다. 총 사업비 9조 4000억 원이 투입돼 오는 2022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목표시점보다 8년이 늦어진 오는 2030년까지로 사업기간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지금도 송산그린시티 일부 지역에 아파트만 들어섰을 뿐 대부분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다.

송산그린시티의 지지부진은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지연된 탓도 있다. 수자원공사는 국제테마파크 부지에 미국의 테마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유치하려다 지난 2012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비해 대규모 복합도시개발사업 경험이 부족한 수자원공사가 사업 주체를 맡다보니 토지 보상, 개발에 따른 폐기물 처리 등에서 크고 작은 민원과 소송에 휘말려 있고, 설상가상 입찰특혜 비리 의혹까지 더해져 사업이 계속 발목 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7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국가산업단지, 즉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한 결과, 수자원공사 산하 송산사업단의 비리 사례를 적발하고, 그 결과를 주무부처인 환경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산사업단은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을 전담하는 수자원공사 산하 사업단으로 지난 2005년 발족했다.특히, 송산사업단은 자동차 테마단지로 조성할 계획인 송산그린시티 남쪽 지역에서 몇 년째 소송전에 휘말려 있다.

게다가 지역 내 일부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체와 보상에 합의하지 못하자 송산사업단은 이들을 강제로 내쫓기 위해 무리하게 시설철거 대집행을 벌이다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송산사업단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고 오히려 대집행을 강행하다 결국 법원의 위법 판결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송산사업단의 미숙하고 무리한 업무처리로 송산그린시티 개발사업이 지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 방치폐기물 총 120만톤의 약 20%인 24만톤이 송산그린시티 개발구역 안에 수년째 쌓여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부지 관련 소송전은 업체의 비협조 태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반박하며 "그동안의 소송은 모두 법률 자문을 거쳐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송산사업단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업체는 단순히 법률자문을 넘어 수년째 지반 조사, 폐기물 처리, 석면 검사, 경비 관리 등 사업단의 다양한 업무에 포괄적 위임을 맡아 대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송산사업단의 위임업무 수행과정에서 해당 법률자문업체는 각 분야의 전문업체들이 산정한 비용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비용을 집행하고, 송산사업단도 법률자문업체가 청구한 공사비, 운반비, 인건비 등을 모두 그대로 지불해 줘 세금낭비 의혹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판이 일면서 업계 한쪽에선 송산그린시티가 그동안 국고의 직접지원이 없이 장기간 사업이 추진돼 체계적이고 전반적인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송산사업단에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거나 "결과에 따라 사업추진 능력이 의심되는 수자원공사을 대신해 다른 기관으로 사업주체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