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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VAIO, 도산 직전 소니서 독립 5년 만에 완전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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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VAIO, 도산 직전 소니서 독립 5년 만에 완전 '부활'

업무용 PC 제조업체로 변신…소니의 '경박단소' 장점을 PC에 체화

VAIO 하야시 카오루(林薫)집행임원이 설립 5주년 기념식에서 신제품 PC를 선보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VAIO 하야시 카오루(林薫)집행임원이 설립 5주년 기념식에서 신제품 PC를 선보이고 있다.
도산 직전에 몰렸던 일본 PC제조업체 VAIO가 소니에서 독립한 지 5년만에 완전 부활했다.

5일(현지시간) IS미디어닷컴 등 글로벌 IT매체들에 따르면 소니 컴퓨터사업체였던 VAIO가 소니로부터 독립한 지 5년 만에 스스로 만든 제품을 자신들의 마케팅으로 판매해서 흑자를 올리고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철수했던 해외에서도 17개국에서 제품을 파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소니로부터 독립할 당시 VAIO는 몇 가지 자산을 갖고 있었다. VAIO라는 브랜드, 일본 나가노(長野)현 아즈미노(安曇野)시의 생산공장, 그리고 사업부 직원들이다.

VAIO가 소니로부터 컴퓨터사업부를 독립했지만 영업부도 없고 생산 제품이 있다고 해도 히트제품 하나 없는 사업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다. VOIA는 기술, 공장, 사람은 있었지만 영업조직과 팔 수 있는 제품이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도 되는 게 없는 개인PC제조업체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iMAX라는 기사회생시킬 제품이 있었던 애플처럼 VAIO도 히트상품이 필요했다.

VAIO가 독립회사로 출범한 2014년은 사물인터넷(IoT)로 불리기 전의 해였다. 실용적으로 충분한 스마트폰, 테블릿은 이미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테블릿으로 팔려나갔던 파나소닉의 ‘렛츠 노트’, 혹은 가성비 좋은 DELL, 휴렛 패커드가 비즈니스 PC로서 강했던 시대였다. 민간용은 애플의 맥킨토시가 힘을 쓰던 시기였다.

VAIO는 그때부터 자신의 장점이었던 ‘민간용’으로부터 변신해 ‘업무용’으로 방향전환을 했다. 업무용 PC는 경기가 나빠지면 매출이 급락하는 민간용과 달리 매년 반드시 새로 구매되기 때문에 확실하게 사주는 고객이 있었다. 물론 진출의 벽이 높기는 했지만 업무용의 경우 구매자 측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출시할 수만 있다면 당연 영업사원이 적어도 문제가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구매자가 사용해줄 만큼 매력을 가진 상품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의 초 혼잡도를 보이는 장거리 전차 통근에도 견딜 수 있는 파나소닉의 ‘레츠 노트’를 뛰어넘는 제품이 필요했다.
스마트폰과 테블릿이 주도하는 시대에 PC의 용도는 무엇일까를 고민한 결과 큰 화면에서 정보를 대조, 생각, 정리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PC라고 판단해 여기에 집중했다.

소니의 기술 유산은 ‘軽薄短小(경박단소,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를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것이다. 자체적인 크리에이티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칩(두뇌), 풀 키보드(고속 입력), 가급적 큰 화면(데이터 대비), 대용량 배터리(장시간 활동)는 필수였다. 게다가 열 폭주를 막기 위해 칩, 배터리의 열을 발산할 필요가 있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도 최고의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VAIO는 이를 위해 키보드는 약간 틸트업하는 구조로 했으며 LAN단자와 USB단자 등 거추장스러운 부품들을 없애 버렸다. 얇은 PC내에 모두 내장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대처했다.

동시에 VAIO는 디자인을 철저하게 강화했다. 또한 도장기술에도 힘을 쏟았다. 아이폰의 외관을 귀찮을 정도로 추구한 잡스도 하지 않았던 수준의 마무리를 자랑한다.

멀리서도 보면 순간에 VAIO의 PC로 알 정도의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 마무리는 브랜드 유지에 한몫하고 있다. 일본의 가전업체로 주요 글로벌 브랜드는 오직 소니뿐이다. 특히 소니는 2000년까지 유일한 제품을 세상에 출시해왔다. 트랜지스터 라디오, 트리니트론 TV, 워크맨, 베타 맥스 비디오, CD 8mm 비디오 등등.

그리고 광고의 마지막에는 "It's a SONY(이게 소니야)"로 끝을 맺는다. ‘기술’ 소니, ‘R&D’소니가 다시 연상되는 순간이다.

물건이 넘쳐나는 현대에 팔리는 상품은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갖고 있는 것이다. VAIO는 독립 5주년 석상에서 내놓은 것이 상시 휴대, 어디에서도 일할 수 있는 제품 모바일 워크 PC인 'VAIO SX12 (일반용)‘ ’VAIO Pro PJ (법인용)‘이다.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PC로서 노트북형이 출시되기 시작한 190년대 후반 소니가 PC분야 진출하며 노트북의 표준을 목표로 제안한 것이 13.3인치 모니터를 가진 소니 VAIO S 타입(2004년 발매)이었다. 이후 이 사이즈는 노트북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노트북은 다양한 장소에 휴대하고 다닐 수 있도록 됐다. 거기에서 연장돼 나온 것이 파나소닉 터프니스(toughness)였다. 현재도 상시휴대가 당연한 시대다. VAIO는 이번에 ‘상시휴대’와 ‘성능’을 갖춘 12인치 디스플레이를 새로운 표준모델로 제시했다.

독립한지 5년만에 완전히 홀로 서기에 성공한 VAIO이지만 앞으로 불안요소로 ‘규모’를 들 수 있다. 규모가 커지면 사람은 규모에 매몰돼 조직이 강해지고 돈이 전부이게 된다. 사람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원 각자의 생각보다 톱다운으로 일을 하는 편이 빠르다. 그리고 소니는 2000년에 중앙연구소를 해체했다. 규모와 돈이 광분한 상황이다.

팔릴만큼 우수한 제품으로서 PC를 만들게 된 VAIO는 역으로 말하면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PC를 만들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의식적으로 얻지까지 사람을 지킬 수 있을까가 핵심이다.

VAIO는 미래 수익원으로 ‘로봇사업’을 주시하고 있다. 로봇사업은 PC보다 넓은 분야에 걸쳐있다. 제대로 사용한다면 사람을 살릴 팀 집합체로서 회사를 키울 수가 있다.

현 시점에서 VAIO는 상품, 기술, 사람이 함께 절차탁마해 브랜드를 키우면서 소니의 DNA가 좋은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하는 것보다 과거 소니와는 완전히 다른 DNA가 새롭게 자리잡았다. ‘청출어람’인 셈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