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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LG디스플레이, OLED 직진…순차입금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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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LG디스플레이, OLED 직진…순차입금 눈덩이

업황불황에 직격탄, 상반기 영업손실 5008억 원
대규모 투자로 사업구조재편 올인, 실적개선 불투명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영업적자가 쌓이며 최대주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합작법인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영업적자가 쌓이며 최대주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합작법인
LG디스플레이가 던진 승부수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금조달을 위한 무리한 차입으로 재무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도 적자가 확대되며 차입금을 어떻게 감당할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 LG디스플레이, 2분기 적자확대…상반기 전체 영업손실 5008억 원


LG디스플레이의 상반기 영업손실이 5008억 원을 기록하며 재무안정성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의 상반기 영업손실이 5008억 원을 기록하며 재무안정성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전문회사다. 지난 1998년에 LG전자와 LG반도체로부터 이관받은 LCD, OLED 제품의 생산과 판매가 주요사업이다 .

주력사업은 LCD패널사업이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전체매출의 90%를 넘게 차지하는 등 LCD패널에 올인하고 있다. LCD(liquid crystal display)는 액정 디스플레이 또는 액정 표시장치로 평판 디스플레이를 뜻한다.

하지만, LCD올인전략은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이 10.5세대 LCD 가동에 집중하면서 주력사업인 프리미엄 초대형 패널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월 65인치 패널 가격은 224달러였으나 7월 180달러로 19.6%내렸다. 55인치는 143달러에서 116달러로 18.8% 떨어졌다. 43인치는 3.6% 하락으로 그나마 선방했으나 32인치는 14.6% 급락했다.

이처럼 LCD패널 가격이 급락하며 LG디스플레이의 실적도 망가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3일 공시에서 2분기 매출액은 5조3534억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9%, 전년 대비 5% 각각 줄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은 더 심각하다. 영업손실은 1분기 1320억 원에 이어 2분기도 368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 손실액은 5008억 원을 기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적자가 확대되고 시장기대치에 비해서도 크게 하회했다”면서 “최근 10년간 매출액과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용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인 에비타(EBITDA)는 최저수준인 반면 영업손실은 최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LCD가격 급락이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대규모 투자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바로 LCD에서 OLED 쪽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한 것이다.

OLED는 빛을 내는 층이 전류에 반응해 빛을 발산하는 유기 화합물 필름으로 이루어진 박막 발광 다이오드를 뜻한다. 선명한 화질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 초대형 OLED 패널생산의 설비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3조 원 규모의 OLED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OLED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몇 년간 OLED 시장선점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굵직한 투자사례를 보면 지난 2015년 P10 신규 공장 건설에 1조8400억 원, 2017년에는 중대형 OLED 패널 생산 시설 확충에 2조8000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3조 원 투자까지 합치면 지난 2015년 이후 신규시설 투자에만 약 7조6400억 원을 집어넣은 셈이다.

◇차입금 눈덩이, 업황불황 전망에 투자효과 불투명

LG디스플레이의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등이 뒷걸음치고 재무건정성이 악화되고 있다. 자료=에프엔가이드
LG디스플레이의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 등이 뒷걸음치고 재무건정성이 악화되고 있다. 자료=에프엔가이드

LG디스플레이의 투자규모는 갈수록 커지며 차입금도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어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총차입금 규모는 2018년말 기준 8조6000억 원에서 2019년 6월 말 기준 11조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이자발생부채인 순차입금도 6조1000억 원에서 8조9000억 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25.8%에서 32.0%로, 순차입금의존도는 18.4%에서 25.0%로 늘었다.

문제는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늘며 영업활동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비타(EBITDA)/매출액에서 잘 드러난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EBITDA/매출액은 매출액 대비 현금창출능력을 뜻한다.

LG디스플레이의 EBITDA /매출액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4.0%로 턱걸이한 뒤 올해들어 줄곧 마이너스다. 1분기 -2.2%로 꺾인 뒤 2분기 -6.9%로 마이너스폭이 확대됐다. 2분기 EBITDA/매출 -6.9%는 100원을 팔면 현금기준으로 6.9원을 손해본다는 의미다.

관건은 차입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실적개선으로 돌아오느냐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SK증권에 따르면 대형TV시장은 가파르게 65인치로 전환 중이나 중국업체의 물량공세가 면적(인치)수요의 증가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6세대 OLED, 8.5세대와 10.5세대 OLED 제조공장(Fab)에 동시 투자하며 감가상각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LCD시장이 다운사이클(Down-cycle)에 접어들며 올해 실적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대형 LCD 제조공장(Fab)을 OLED로 전환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장기간 실적부진이 이어질 경우 LG그룹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입을 일으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으나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영업활동 부진이 이어질 경우 재무건전성 악화의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성 보통, 성장성 후퇴, 수익성 빨간불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사업구조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건전성은 더 흔들릴 전망이다. 자료=에프엔가이드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사업구조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건전성은 더 흔들릴 전망이다. 자료=에프엔가이드


●투자지표

LG디스플레이의 지난 1분기 연결실적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안정성이 정체되고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다.

주력인 LCD패널의 가격이 급락하며 전체 재무제표도 흔들리고 있다.

먼저 안정성의 잣대인 유동비율은 보통 이하다.

6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 기준)은 1분기 기준 97.8%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 유동자산은 9조5136억 원, 유동부채는 9조7308억 원이다.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유동비율이 100% 아래로 다소 열악하다.

단, 현금성자산 2조4042억 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갑작스런 외부충격을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은 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31.5%로 보통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의 부채는 20조984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15조2895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은 보통수준이다.

단 이익에 관련된 지표를 보면 재무건전성이 꼬인다. 1분기 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 적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 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영업이익 적자로 1분기에 약 187억 원 규모의 이자비용이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매출은 꺾이고 있다. 매출액 증가율이 3.6%에 불과하다. 대규모 투자로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 관리비증가율은 19.4%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따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인 에비타(EBITDA)증가율은 -16.3%로 하락추세가 뚜렷하다. 주당순이익(EPS)증가율도 적자가 지속됐다.

수익성은 낙제점이다.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조8788억 원, 영업이익은 -132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10.8%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률은 -2.3%다.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도 신통치 않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0.7%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7%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