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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북한-러시아 미사일 기술 제휴했나...미사일 전문가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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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북한-러시아 미사일 기술 제휴했나...미사일 전문가 가능성 제기

북한이 지난달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이 지난달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사진=로이터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 미사일은 러시아가 직접 기술을 지원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7일 미사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VOA는 조선중앙TV가 지난달 26일 최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성능과 관련해 "위력 시위 사격을 통해 신형 전술 유도무기체계의 전투적 성능 지표들이 다시 한번 만족스럽게 검증됐다"고 보도한 게 사실이라면 북한은 지난 5월 처음 공개한 뒤 단 3차례 만에 비행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이 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저고도 활공비행을 하는 특성 때문에 러시아가 2000년대 초반 개발한 최신형 이스칸데르 미사일 SS-26을 북한이 제3국에서 수입해 역설계했을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최근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모두 시험 횟수에 비해 상당한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체 역설계가 아닌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러 박사는 이스칸데르 SS-26의 경우 러시아가 1990년대 개발을 시작해 실전에 투입하기까지 약 15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실험 횟수는 턱없이 적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에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실러 박사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앤 글로벌 시큐리티'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등은 탄도미사일 개발 성공까지 최소 10회 이상의 비행 실험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등 최신 무기체계 비행 실험이 모두 10회 미만이었고, 이는 "미사일 개발 사상 유례가 없는 통계"라고 실러 박사는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미사일뿐 아니라, 최근 공개한 신형 무기 전반에 걸쳐 러시아의 직접적인 기술 유입이 의심된다고 실러 박사는 주장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러시아의 직접 기술 제휴 가능성은 미국 학계에서도 논쟁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1957년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프투닉 1호 발사에 성공하기 전까지 서방국들이 인공위성 역량을 오판했던 사례를 들며, 자체 개발 역량이 없다고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실러 박사는 스프투닉도 실제 발사 성공까지 6번의 실험이 있었다며, 인공위성 정찰 능력이 발달된 현대의 기술로는 사전에 개발 정황을 포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자체 역량으로 실험에 성공했다면, 미사일 개발 특성상 실패 횟수는 필연적이지만, 엔진 성능 실험 등의 활동이 적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카라코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국장도 "북한은 2000년대부터 다양한 미사일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외부로부터 상당 수준의 직접적인 기술 제휴 없이 자체 역량 만으로 개발에 성공했을 것으로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담당 조정관은 "최근의 신형 미사일을 포함해 북한의 미사일이 러시아로부터 왔다는 정황 증거는 여러 차례 포착됐다"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