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터넷전문은행, 수수료무료경쟁 '득보다 실'

공유
0

인터넷전문은행, 수수료무료경쟁 '득보다 실'

핀테크 등 기술 활용하고 비대면에 따른 리스크 관리해야

유럽의 주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암호화폐, P2P 대출 등 틈새시장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자료=KDB미래전략연구소
유럽의 주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암호화폐, P2P 대출 등 틈새시장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자료=KDB미래전략연구소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예상밖으로 선전하면서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빨라도 4~5년이 걸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출범 2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 IP(지식재산)를 활용해 단기간내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업계는 수수료 무료 정책도 고객확보에 큰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송금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서비스 등을 이용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대출 중도 상환시에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같은 정책은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 경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케이뱅크가 다른 은행과 비교해 최고 수준의 예적금 금리를 적용하는 것도 같은 방식이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가격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유나 KDB미래전략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해외사례로 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비은행 금융기관 자회사 형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를 이루며 최근에는 빅테크와 대형 투자은행(IB)이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은 초기에 가격경쟁을 통한 고객 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나 가격경쟁 고객유치는 조달비용 상승을 불러오고 예대마진을 위한 고위험대출로 이어져 대손비용이 급증하는 등 건전성 악화를 겪으며 한계에 봉착했다.

이 연구원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대업무 마케팅, 가격경쟁력 위주의 획일화된 방식이 아닌 ‘고객경험 제고’ 중심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최근 핀테크,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편의성과 속도 개선, Fun 요소의 부각 등 비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이 부각 되고 있다.
유럽 지역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대형은행이나 금융그룹의 계열사 또는 사업부의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IT 기반의 챌린저뱅크(Challenger Bank)의 형태가 주목받고 있다. 챌린저뱅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고객참여를 유도하고 암호화폐, P2P(개인간)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모바일 송금과 선불카드 서비스, 자산관리 서비스 등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비대면영업을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특성상 부실심사와 예금 중도해지 등 유동성리스크, 보안 사고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산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내부통제·신용평가시스템 마련 등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