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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보건정책"…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첫걸음부터 '암초'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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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보건정책"…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첫걸음부터 '암초' 만나

규제자유특구로 강원도 지정 후 원격의료 추진…실증사업 참여기관 1곳에 그쳐

정부가 원격의료 추진을 위한 실즐사업에 돌입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첫걸음부터 제동이 걸렸다. 사진은 대한의사협회의 원격의료 추진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부가 원격의료 추진을 위한 실즐사업에 돌입했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첫걸음부터 제동이 걸렸다. 사진은 대한의사협회의 원격의료 추진 규탄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원격의료를 추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첫걸음부터 암초를 만났다. 실증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료기관이 단 한 곳에 그쳤기 때문이다.

13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초 중소기업벤처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강원도를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원격의료다. 정부는 춘천과 원주를 중심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의 원격 모니터링과 진단·처방을 허용해 실증사업을 시행한 후 의료기관이 부족한 산간‧오지까지 원격의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실증사업은 강원도에서 만성질환 중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이 혈압 등 측정 정보를 모니터링하거나 내원 안내, 상담·교육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원격의료 시행을 위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 시행부터 제동이 걸렸다. 강원도에서 원격의료 실증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의료기관은 한 곳에 불과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전체가 이 사업을 반대해 실증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모집 결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저조했다. 의사협회는 물론 강원도 의사회가 적극 나서면서 의사들이 정부 정책에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사업 추진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원주‧춘천‧철원‧화천 등 4곳에서 실증사업을 전개해야 하지만 사업 시작 시점까지 기본 여건이 마련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강원도가 강원도의사회에 원격의료 관련 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의사회가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지난 10일 열린 전국 시도의사회장단 회의에서 '협의체 구성이 실증사업 참여'라는 결론으로 의견이 좁혀졌기 때문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원격의료는 전문성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가중시킬 위험이 크다. 의료계는 원격의료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