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살려내 '수도권 집값 잡기' 기대반 우려반

전문가들 "가격 하락 불가피 vs. 공급축소로 풍선효과 초래" 전망 엇갈려
"서민 혜택보다 '현금부자 잔치' 될 것"...재산권 침해 위헌 소지 주장도
건설업계 "기업 수익 저하로 주택물량 줄고 시장 위축 가져올 것" 우려

기사입력 : 2019-08-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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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추진 중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하수 기자
정부가 마침내 '수도권 집값 사냥'의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2007~2014년 도입됐다가 자율제로 바뀌면서 유명무실해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부활시켜 집값 잡기의 고강도 처방을 꺼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 필수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시점을 ‘최초 입주자모집공고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로 일원화하고, 전매제한 기간도 최대 10년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예상했던 대로 시장의 반응과 전망은 극명하게 갈라졌다.

우선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특정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를 직접 통제함에 따라 분양가 인하 효과와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재개발현장들의 경우 일반분양 수입이 감소해 투자 수요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주택가격 약세가 불가피해 단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상한제 시행 이후 낮아진 분양가는 대기중인 청약 시장의 관심을 촉발할 수 있고 가격상승 압력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부동산 시장의 심리적 위축, 거래관망 등의 영향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택 공급이 축소될 경우 신축 아파트나 기존 아파트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집값이 더 뛰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수급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서울의 주택공급 부족 문제에 인식이 크기 때문에 준공 5년차 안팎의 신축 아파트들은 오히려 희소성이 부각돼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언급하며 “집값 하락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인기지역의 이른바 '청약 쏠림 현상'이 더 확대되고, 대출 규제에 따른 '현금부자의 시세차익 확률'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서울에 분양하는 단지들 대부분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10억 원을 넘는 상황이고, 현금을 6억 원을 가지고 있어야 청약이나 내집 마련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하며 “결국 서민이나 실수요자보다는 '현금부자들 잔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세가격의 급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자격을 유지하며 임차시장에 머무는 분양대기 수요가 많아질수록 아파트 입주량이 적은 지역은 국지적 전세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재개발단지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381개 단지 중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66곳, 6만8406가구에 이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후분양이 가능한 건축공정 기준이 공정률 약 80% 수준으로 상향됨에 따라 후분양을 고민했던 정비사업장들은 서둘러 선분양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연내 분양이 예정돼 있는 정비사업지들은 분양일정을 시행일(10월) 이전으로 앞당겨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분양가상한제의 직격탄을 맞을 건설사들은 한결같이 제도 시행으로 돌아올 기업의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상한제로 결국 건설사 수익이 감소하고, 따라서 주택사업 물량도 줄어들 것"이라며 "그 여파로 부동산업계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일부 내용에 위헌 요소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재건축·재개발의 도시정비사업단지에 제도 적용 시점을 기존의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에서 ‘입주자 모집공고’로 변경하면서 이미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철거작업에 들어간 단지까지 상한제 대상으로 소급 적용하는 결과를 낳아 분양 기대수익을 바라던 정비단지 입주민의 반발이 커지고 '재산권 침해' 위헌 제청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한 상한제 시행 이후 주변시세보다 최대 30% 낮은 가격으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프리미엄을 붙여 팔아치우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를 막기 위해 전매제한기간을 현행 3~4년에서 최대 10년으로 늘린 조치도 제도의 공익적 목적과 별개로 일반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위헌’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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