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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 위안화 커플링(동조화) 현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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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 위안화 커플링(동조화) 현상 왜?

1개월 새 5% 이상 하락

100위안 지폐. 사진=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100위안 지폐. 사진=갈무리
미·중 무역갈등이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가 굳어지면서 위안화 가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화가 위안화 가치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강하게 보이기 때문에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을 재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IBK경제연구소가 발간한 '11년만의 7위안 돌파,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번 7위안 돌파 배경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과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인 만큼 한국 수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원화 약세로 수출 증가' 효과에 따라 수출 감소분이 일부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원화 가치는 한 달 사이에 5% 이상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월 1일의 1163원 이후 한 달 만인 6월 2일의 1191원, 7월 1일의 1156원으로 상승하더니 급기야 8월6일에는 1211원으로 1200원 대를 돌파했다. 13일에는 1223원을 기록하며 2016년 3월2일의 1227.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위안화 환율 상승으로 원화도 동반 상승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4일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7.031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식되는 중간환율이 5거래일 연속으로 7위안 이상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 원화 가치가 위안화와 동조화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대(對)중국 수출 비중, 양국 증시 상관 계수가 높은 점,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원화로 헤지 하는 것을꼽았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은 약 2686억달러로 전체 무역의 23.6%(수출 기준으로는 26.8%, 수입 기준으로는 19.9%)를 차지한다.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는 위안화 약세가 중국의 구매력 약화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도 설명했다.

우리나라와 중국 증시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 간 상관계수는 이날 기준 0.76으로 코스피와 다우존스 지수(0.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0.21)보다 월등히 높다.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로 떨어진 지난 5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부각되면서 금 가격과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글로벌 주가와 채권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김명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이탈하려는 자금이 이머징 지수에 투자하던 자금을 회수하면 한국 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외국인 매도가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을 우려한 다른 국가의 투자자들도 한국에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위안화 자산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로 헤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되는 이유다. 김 연구원은 “환헤지는 주로 선물환이나 NDF(역외차액결제선물환)를 통해 이뤄지는데, 위안화에 비해 원화가 유동성이 풍부해 거래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IBK경제연구소는 "과거와 달리 중국 정부도 7위안 수성에 적극적이지 않아 미·중 무역 분쟁이 해소될 때까지 위안화 약세는 지속 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바라는 대로 순순히 위안화를 절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통화 완화에 그쳤던 연준이 비둘기파적 시그널을 보인다면 위안화 가치 상승, 한국과 중국 증시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