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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넓은 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 발생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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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넓은 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 발생이유는?

선박등록척수와 해양사고발생건수 표. 사진=해양안전심판원이미지 확대보기
선박등록척수와 해양사고발생건수 표. 사진=해양안전심판원
2014년부터 선박 등록 대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해양사고 발생 건수는 늘고 있다. 넓고 넓은 바다에서 왜 충돌사고가 나는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선박 충돌은 '큰 선박과 작은 선박의 충돌', '큰 선박간 충돌' 등이 있다.
큰 선박과 작은 선박간 충돌은 큰 선박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작은 선박을 발견하더라도 방향전환을 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다. 대형 선박은 후진이 불가능한데다 덩치가 워낙 커 스크류를 역회전한다고 해도 관성 탓에 쉽게 서지 않는다. 방향 전환도 어렵다.

'작은 선박이 스스로 피하면 되는것 아닌가'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은 선박은 정밀한 레이더를 갖춘 게 드문데다 육안으로 장애물을 파악하는경우가 많아 안개가 잔뜩 끼었을 때는 큰 선박이나 작은 선박과 부딪히기 십상이다.

현대상선 컨피던스호와 퍼시픽 캐리어호의 항로 이미지. 사진=해양안전심판원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상선 컨피던스호와 퍼시픽 캐리어호의 항로 이미지. 사진=해양안전심판원

큰 선박간 충돌은 이와는 다르다. 탑재 레이더는 양측의 선박을 확실히 포착하기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11년 12월 14일 경남 통영시 욕지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한국 장금상선 소유 한국 선적 퍼시픽 캐리어호와 파나마 선적 현대상선 컨피던스 호의 충돌사건을 보면 크기가 큰 선박들의 충돌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두 선박은 각각 총톤수 7만7458t, 6만4845t의 선박이다. 퍼시픽 캐리어호는 길이 261.47m, 너비 43m, 깊이 24m, 현대 컨피던스호는 길이 264.95m, 너비 40m, 깊이 20.7m다.

퍼시픽 캐리어호는 만재 상태에서 10노트의 속도로 항해한다고 할 때 좌현으로 35도로 바꿔 선회해 최종 항로로 나아간다고 할 때 721m를 지나 좌회전해 337m를 더 가야만 정해진 항로로 들어간다. 이 거리에 도달하는 시간은 3분 17초다. 오른쪽으로 35도로 바꿔 선회해도 726m를 나아가서 우회전해 345m를 더 가야만 정해진 항로로 들어간다. 도달 시간은 3분 19초가 걸린다. 전방에 다른 선박을 발견하고 타로 변침을 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충돌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뜻이다.

대형 선박들은 연안 항로가 대부분 정해져 있다.같은 항로를 통과할 시 양측의 선박은 미리 경로를 파악해 어느 선박이 미리 교차지점을 지날지 합의한다. 이때 의사가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으면 같은 시간에 항로를 지나다 선박끼리 충돌하는 것이다.

해양안전심판원의 사고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의 원인은 1등항해사의 능력만을 믿고 선장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박 등록 척수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사고 발생건수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선박을 운항하는 승무원들이 안전에 대해 부주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해양수산부나 해양안전심판원에서 운항 실무자들에게 안전 교육 이수시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