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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청춘애사’… 다리 절단된 알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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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청춘애사’… 다리 절단된 알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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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민태원(1894∼1935)이 쓴 수필 ‘청춘예찬’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민태원은 ‘청춘의 끓는 피’를 강조했다. 청춘의 피는 심장을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 있게 만들고, 이것이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이라고 했다.

인터넷 사전은 ‘청춘’을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청춘은 열정과 패기,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한 ‘좋은 시절’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청춘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청춘은 잔뜩 주눅이 들어 있을 뿐이다.
그런 자료가 또 나왔다.

며칠 전, 한국노동연구원의 ‘청년층 고용·노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15~34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불행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6%, ‘행복하다’는 비율은 22.1%로 나타났다. 21.9%는 ‘중간’이라고 응답했다.

20세 태반이 백수라던 ‘이태백’이라는 신조어가 나왔을 때는 그나마 나았다. 불과 얼마 후 ‘이태천’으로 바뀌었다. 20세 태반은 빚이 1000만 원이다.

학교를 졸업해도 취직을 하려면 1년이 걸린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3년이나 걸린다는 통계청 조사였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의 2017년 조사에서 알바만으로 한 학기 등록금을 벌려면 국립대는 278시간, 사립대는 501시간을 일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조리 모아야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알바생들이 먹는 것은 어떤가. 작년 2월 알바몬이 알바생 61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한 끼 식대로 평균 3827원을 지출한다고 했다. 한 달 전, 잡코리아가 조사한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 6682원보다 2800원가량 적었다. 그 돈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1위가 ‘김밥’이었다. 편의점 음식, 도시락, 라면 순으로 조사됐다. 그렇게 어렵게 졸업해도 취직은 ‘남의 일’이다.

거주공간은 ‘지옥고’다. ‘지하방, 옥탑방과 고시원’이다. 이런 거주공간에서 이른바 ‘인간사료’를 먹는다는 취업준비생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이것저것 다 포기해버리는 ‘N포 세대’가 되고 있다.

이런 청춘에게 ‘청춘예찬’은 있을 수가 없다. 민태원이 오늘날 청춘에 관해서 글을 다시 쓴다면, ‘청춘애사’를 한탄할 것이다.

그 ‘청춘애사’가 또 발생하고 있다. 대구의 한 놀이공원에서 일하던 알바생이 놀이기구인 허리케인 열차에 끼여 다리가 절단되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언젠가 ‘G20 세대’를 강조했었다. ‘G20 세대’를 ‘대한민국의 주역’이라고 했었다. 그 주역인 G20 세대가 알바를 하다가 다리가 절단되고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