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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이슈] "한일 갈등, 동아시아 안보재편 신호탄이지만 한미일 동맹 붕괴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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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이슈] "한일 갈등, 동아시아 안보재편 신호탄이지만 한미일 동맹 붕괴되지 않을 것"

한일갈등 격화 중국에 유리한 움직임…중국·러시아·북한간 협력과 컨센서스 확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동아시아 안보의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이지만 한미일 동맹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18일(현지 시간) 재팬비지니스프레스 등 일본 언론은 중국정부 성향의 저명한 아시아 연구자인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黑龍江省社會科學院) 다즈강(笪志剛) 소장이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중국입장을 이 같이 정리했다.
다즈강 소장은 '동북아시아는 지금부터 많은 컨센서스를 본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재 한국과 일본간 대립이 양국의 미국과의 동맹, 그리고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을 무너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의 대립이 동아시아 안전보장면에서의 미국의 입장을 크게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어서 중국으로서는 중대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지 않다라는 취지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일간 대립이 동북아시아의 안전보장 태세의 재편 시작을 시사하는 것으로서 중국에게는 유리한 움직임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의 최근 대립에 미국도 진지한 관심과 우려를 표시하게 됐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중국이 군사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과의 동맹에 기반한 3국 연대를 강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충돌하면 그 연대가 무너지게 된다. 한일 양국의 이반이 중국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큰 우려요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중국은 이번 한일대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정권으로서는 중국의 반응을 알아내고 싶겠지만 지금까지 중국측이 한일대립에 대해 공식적이건 비공식적이건 논평한 적이 없다.

이 와중에 다즈강 소장의 기고문은 주목됐다. 한일 대립에 대한 최초의 중국측 반응이라는 점에서 미국측의 일부 전문가가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다즈강 소장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연구를 해왔으며 중국과 일본, 한국과의 외교관계에 대해 중국학계 유수의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다즈강 소장은 한일 대립에 대한 중국당국의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간 이반은 무역, 양국관계 전반, 양국민의 감정에서의 대립에 미치고 있다. 한일 양국과 함께 상대에 관한 잘못된 판단, 잘못된 인식을 안고 있는 것이 현재의 분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양국은 함께 미국과의 관계를 줄이려고 할 리는 없다.

현재의 한일분쟁은 한미일 3국의 동맹의 본질에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한일 무역분쟁은 3국의 협력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 그러나 3국간 군사동맹은 안정된 채일 것이다.

지금의 실태에서는 한일대립이 미국이 한일 양국과 개별로 묶여져 있는 동맹을 붕괴시키지 않는다. 미국이 양국에 끼치고 싶어하는 영향력을 감소시키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은 일본과 대립해서 괴로운 입장에 있는 한국에 대해서 주한미군의 경비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대한동맹의 유지에 의연하게 강한 자신을 갖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증표라고 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이 맺고 있는 한일군사정부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은 오는 24일에 개정시점을 맞는다. 이 군사정보 공유의 협정이 어떻게 될지는 중요하다. 만약 협정이 핵심이 빠지거나 파기될 경우는 한미일 3국의 군사동맹관계에 금이 가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할지라도 3국의 동맹이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현재 한일관계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 일본은 한국의 중추산업분야에 조준을 해 제재를 가했다. 미국도 제재와 관세를 다른 나라에의 교섭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의 행동을 비판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다즈강 소장의 기고문은 '한일관계의 악화가 즉시 미일동맹, 한미동맹, 나아가 한미일 3국 안보연대의 약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라는 중국정부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 견해에는 미국이 "한일대립이 중국을 이롭게 한다"라고 경고하는 것에의 반론과 부정이 포함돼 있다는 전망도 성립된다. 그러나 중국측이 '한일 충돌이 즉시 미국의 동북아시아의 안전보장과 군사정책의 지속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측의 동향에 대해 최근 중국, 러시아, 북한 간 보조를 맞춰 협력하는 움직임이 증가해왔다. 한일이 대립하는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합동 전략 폭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단거리탄도미사일를 몇차레 발사했다. 3국관계의 개선을 나타내고 있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각국이 독자의 지정학적인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중국, 러시아, 북한이 국가의 본질적인 부분에서 연대한다든지, 새로운 동맹을 맺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한일대립을 제외하고 동북아시아 나라는 보다 많은 컨센서스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주석은 지금이야말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관계 각국이 일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배제하고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재차 선언했다. 동북아시아의 파워 밸런스는 재편성돼 갈 것이다.

이 기고문은 후반에 중국의 전략목표를 교묘하게 드러내고 있다. 결국은 미국이 후퇴해가는 것에의 바람을 엿보이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의 협력과 컨센서스의 확대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현재의 한일 대립이 미국의 대일, 대한 동맹의 근간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하는 중국측의 관측은 주시해야할 것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