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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T-푹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토종 대형 OTT 웨이브 9월 출범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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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SKT-푹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토종 대형 OTT 웨이브 9월 출범 임박

18일 유력…가입자 414만·점유율 44.7%
통합후 지분, SKT 30%·방송사 각 23.3%
지상파방송 콘텐츠 타사 제공 차별 금지
SKT 외 타사 고객 OTT 허용 전제로 허용
OTT 공룡 넷플릭스 따라잡을까…기대감↑
거부않을시 이용자 개인정보 등 자동이관

공정거래위원회가 SKT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의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건물 사진.이미지 확대보기
공정거래위원회가 SKT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의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건물 사진.
공정거래위원회가 20일 SK텔레콤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사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의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이는 9월 중 월 활성 사용자(MAU) 약 400만 명 이상을 거느린 거대 토종 OTT 플랫폼이 탄생 임박을 예고하는 것이다.
두 기업은 공정위가 결합 조건으로 제시한 시정조치에 상응하는 계획을 제출한 후, 최종 마무리를 거쳐 다음달 중순께 통합 OTT를 출범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날 SKT가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의 지분 30%를 인수하고 CAP가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 서비스를 양도받는 내용의 조건부 기업결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통합 서비스가 전체 OTT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따라 SKT 가입자 외 사용자들도 자유롭게 통합OTT 이용을 할 수 있고 지상파 제작 콘텐츠들을 다른 OTT에도 차별 없이 제공하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시정조치를 제시했다.

이에따라 통합 플랫폼이 출범되더라도 기존 푹 사용자들의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옥수수 이용자들의 가입자 이관 작업을 진행 중이다.

CAP는 지상파 방송 3사가 합작한 OTT서비스 회사로 MBC와 SBS가 각각 지분 40%씩 보유했으며, KBS가 나머지 20%를 보유했다. 옥수수는 SKT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하는 OTT다. 두 기업은 서로의 OTT를 통합해 콘텐츠와 기술 수준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SKT가 CAP 지분 30%를 새로 발주해 받되 CAP에 옥수수 사업을 넘겨주는 M&A 방식이다. 이로써 만들어지는 신규 통합 법인은 SKT가 지분 30%, 지상파 3사가 각각 23.3%씩 갖게 된다. 두 기업은 이 같은 내용으로 지난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요청했다. 통합 서비스는 ‘웨이브(WAVVE)’라는 이름으로 다음달 18일 출범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T-CAP 기업결합구조(자료=공정거래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SKT-CAP 기업결합구조(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두 기업 모두 유료구독형 OTT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공 중인 콘텐츠 역시 이미 방영된 방송콘텐츠를 주로 서비스하고, 월 주문형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결합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3사의 압도적인 콘텐츠 공급력과 옥수수의 OTT 가입자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업계 1위간 서비스 결합이 이뤄지는 바, 시장 경쟁이 제한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옥수수와 푹의 현재 가입자(월 활성 사용자(MAU) 기준)를 고려하면, 웨이브는 출범 직후부터 414만 명의 가입자와 시장 점유율 44.7%를 차지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옥수수는 활성 사용자(MAU) 약 329만 명을 보유, 시장 점유율 35.5%를 차지하고 있다. 푹은 MAU 85만 명에 9.2%의 점유율을 보유했다. 이는 현재 시장 2위인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MAU 227만 명, 점유율 24.5%)와 KT의 올레TV모바일(MAU 147만 명, 점유율 15.8)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유료구독형 OTT 시장 점유율 현황(자료=공정위)이미지 확대보기
유료구독형 OTT 시장 점유율 현황(자료=공정위)

아울러 지상파 방송 3사의 방송콘텐츠 공급 시장 점유율(계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포함)은 2017년 기준 전체의 46.7%로, 지상파 외 콘텐츠 공급기업에서 우위에 있는 CJ E&M 계열 PP의 점유율인 13%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에 공정위는 두 기업의 결합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시장경쟁 제한 우려 해소를 위한 시정조치를 제시했다. 지상파 방송3사는 다른 OTT 사업자에게 기존 콘텐츠 공급 계약을 차별 없이 공급해야 하고, 현재 공급하고 있는 무료 방송 VOD나 실시간 방송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SKT의 경우 자사 모바일 혹은 IPTV 고객이 아니더라도 통합 OTT 사용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정조치 준수 기간은 서비스 출범 후 3년까지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정조치는 기술발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통신·미디어 분야의 OTT 사업자 간 기업결합에 대해 부과한 최초의 사례”라면서 ”OTT 사업자와 콘텐츠 공급업자 간 수직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콘텐츠 구매선 봉쇄를 차단해 OTT 시장의 혁신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존 푹 가입자들은 9월 웨이브 출범 후에도 새로 바뀌는 플랫폼에서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T 옥수수 가입자들의 경우 현재 옥수수 내부적으로 가입자 이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나 계정정보는 거부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웨이브 쪽으로 이관된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