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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금융위기 원흉' 서브프라임 모기지 미국서 또 유행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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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금융위기 원흉' 서브프라임 모기지 미국서 또 유행 조짐

작년 450억 달러 규모로 10년래 최고치

미국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원흉이었던 비우량(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또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기관들이 감독 당국의 시선을 피해 소득 수준과 신용이 하위권에 해당하는 대출자들에게 빌려 준 금액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각) 모기지시장 조사업체 인사이드 모기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지난해 집행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450억 달러로,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대출은 올 들어서도 상승 추세인 것으로 전해져 업계 전문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과 맞물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미 정부 기관의 보증이 누락된 위험 대출은 증가 추이를 지속해 상반기에만 200억달러를 훌쩍 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치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주택 담보 대출은 소득 수준과 신용 평점이 감독 당국의 규정에 미달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정상적인 모기지에 비해 높은 이자율이 적용된다.

20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과 웰스파고에 이어 크레디트 스위스(CS)와 씨티그룹 등도 대형 은행들도 모기지 채권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들 은행은 주택 소유주를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대출자의 소득 수준을 대체 방식을 활용해 검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자리나 자산, 수입이 마땅히 없는 고위험 채무자에게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과거 '닌자 대출'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중개 기관을 끼지 않는 '비기관(Non-agency)'형 모기지가 주목받고 있다.

비기관형 모기지란 정부 담보 형태인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 등의 기관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유통되는 채권을 통해 거래하는 모기지 시장을 뜻한다.

이런 자체 유통 모기지 채권은 지난 2008년금융위기 이전에는 월가에서 매년 수조 달러를 발행할 정도로 크게 유행했다. 금융위기로 미국 당국이 이를 철저히 통제했고, 그 뒤로는 기관형 모기지 시장이 성장했다.

마켓워치는 최근 들어 비기관형 모기지 채권이 다시 부상하며 작은 비중이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CS와 씨티그룹이 발행하는 채권은 자체 유통 모기지에서도 매우 작은 부분인 비적격(non-QM) 채권이다. 비적격 대출은 규제 당국이 정한 엄격한 적격성모기지 대출 기준을 크게 벗어난다.

지난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도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의 매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비적격 모기지로 분류된다. 소득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도 비적격 모기지의 하나다.

또 이런 비적격 모기지엔 더 높은 금리로 재설정이 가능하고 대출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압박하는 '조정가능형 금리' 모기지가 포함된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대출 상품들이 중대한 상환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런 신종모기지 상품이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지만 자영업자에게 완벽한 소득 신고서 대신 대체 소득 문서에 의존해 대출하는 것은 주의를 요망하는 부분"이라며 "특히, 비적격거래에서 이런 부분이 활용되는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두 배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