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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장기화땐 일본 소재업체 매출에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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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장기화땐 일본 소재업체 매출에 치명타

불화수소, 오래 보관하면 품질 떨어져 단가 하락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중소기업 설명회'에서 한 참석자가 유인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중소기업 설명회'에서 한 참석자가 유인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일본의 수출규제가 자국 소재업체 매출 급락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이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오히려 소재업체의 한국에 대한 '공급 마지노선'을 단축시켰다는 것이다.

일본의 3개 규제 품목 가운데 하나인 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 보관 기간은 통상 4개월가량이다. 그런데 수출규제 발표 이후 국내 반도체 업체로 수입 허가된 물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25일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화수소는 제품 특성상 4개월 넘게 보관하면 품질이 떨어져 단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수출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의 소재 업체는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수출규제 이후 처음 허가된 포토레지스트(PR·반도체 감광액) 물량이 항공편으로 한국에 들어온 것도 일본 소재업체의 다급함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은 "배를 타면 며칠이 걸리니 비행기를 이용해 보관 시간에 따른 품질 변화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며 "빨리 수출 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일본 기업체들엔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불화수소는 포토레지스트보다는 보관 기간이 길지만, 한·일 경제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여러 대안을 찾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몇 주간 일본 업체들이 국내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에서 여러모로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생산이 가능하거나 우회 수출이 가능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일본 소재업체도 공급 안정성을 강조하며 반도체 업체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생산시설을 갖춘 일본 소재업체인 TOK 관계자는 "한국의 대형 반도체 업체(삼성전자 등)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추가 주문이 있을 경우에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우 불화수소 재고를 일정량 확보한 한편, 2∼3개월가량 소요되는 테스트 과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