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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삼성•애플 애증의 역사…소송과 상호협력으로 얽히고 설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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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삼성•애플 애증의 역사…소송과 상호협력으로 얽히고 설켜

삼성과 애플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기술업체다.

갤럭시폰과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 1위 다툼은 늘 치열했다. 하지만 상호 의존관계이기도 하다.
삼성은 일찍이 A시리즈 프로세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 D램 등 아이폰의 주요 공급업체였다. 그러나 애플이 2011년 삼성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는 긴장관계를 형성했다.

삼성측이 기술과 유저 인터페이스, 제품 디자인을 무단 복제했다는 게 애플측의 주장이었다.

첫 번째 평결은 애플의 승리였지만 항소가 이어지면서 사건은 7년간 지속됐다.

마침내 작년 5월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법원은 삼성이 애플측에 5억3900만 달러의 손해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이로써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소송이 마무리된 뒤에도 삼성은 디스플레이 보드와 메모리칩과 같은 가장 비싼 부품들을 공급하는 애플의 주요 거래처가 됐다.

삼성은 세계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칩의 최대 공급 업체다. 삼성은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었다.
IHS마킷에 따르면 아이폰7(32GB)의 부품 비용 가운데 이러한 반도체 칩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이 넘는다.

삼성 입장에서도 대규모 생산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선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 고객이 절실하다. 삼성은 지난 2014년 15조6000억 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기도 했다.

포브스2017에 따르면 애플의 메모리 및 배터리 부품 구입 규모는 삼성의 연간 매출의 10%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애플은 자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공급을 전적으로 삼성에 의존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애플의 스마트폰 OLED를 공급했다. 아산 탕정단지에 월 10만장 규모 애플 전용 6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 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 중이다.

하지만 애플은 지나친 삼성의존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 디스플레이 공급사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BOE, LG디스플레이로 대체할 조짐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 BOE로부터 아이폰11을 비롯한 차기 스마트폰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품질면에선 삼성이, BOE는 최근 기술 향상이 두드러지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스마트폰 위세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2분기 판매량에서 시장점유율 11%(3530만대)로 근소하지만 중국 오포(3620만대)에도 밀려 4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서 미 IT업계 최대 희생자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의 이른바 '애국 마케팅'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하는 3250억 달러 규모 중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관세 대상에 중국 내에서 생산된 아이폰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