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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세계’…정용진·정유경 남매, 새로운 도전으로 탈출 묘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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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세계’…정용진·정유경 남매, 새로운 도전으로 탈출 묘수 찾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총괄사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그룹이 최근 부진한 영업실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창사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4조581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99억 원, 당기순손실은 266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이마트는 1993년 11월 문을 연 이후 이전까지 현재까지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다. 1997년과 2008년 우리나라가 금융위기에 빠졌을 때도 흑자를 이어왔다.

이마트는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과 대형마트 업황 부진, 전자상거래 업체의 저가 공세 등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SSG닷컴 등 일부 자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았고 정부 세제개편으로 종합부동산세가 큰 폭으로 늘어난 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충격은 컷다. 3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는 증권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이마트가 2분기에 47억∼105억 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서다.

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사장이 떨어진 그룹의 위상과 함께 매출 상승을 위해 발 벋고 나섰다.

먼저 정 부회장은 회사가치 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것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약 1000억 상당, 90만 주 자사주 90만 주를 매입을 결정한 후 침체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탈출구로 온라인 사업 역량 강좌에 집중하고 나섰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판매 채널인 SSG닷컴이 새벽배송 시작 한 달 만인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더 넓은 지역의 고객에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SSG닷컴은 내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으며 주문 마감이 줄을 잇자 올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하려던 계획을 4개월 앞당겨 본격 시행에 나섰다.

이에 따라 배송 권역은 기존 서울 10개 구에서 경기 일부 지역을 포함한 17개 구로 넓어졌다. 하루 배송물량 역시 3000건에서 5000건으로 2배가량 늘렸다.

이처럼 SSG닷컴이 새벽배송을 조기 확대에 나선 것은 새벽배송이 처음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일 배송 물량인 3000건이 97% 이상 달성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밤 10시를 전후해 마감되는 날이 많고 주말을 앞두고 주문도 몰렸다. 지난 한 달 동안 새벽배송을 2회 이상 이용한 재구매 고객 비중도 15%를 넘어섰다.

새벽배송을 이용하기 위해 SSG닷컴에 새로 가입한 고객도 새벽배송 전체 이용자의 14%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SSG닷컴은 물류 피킹(Picking) 시간을 촘촘하게 재조정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일 배송 건수를 3000건에서 5000건으로 확대했다.

올 연말 세 번째 온라인 전용센터인 ‘네오 003’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게 되면 새벽배송 물량 역시 1만 건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오전 8시부터 11시 사이에 배송되는 ‘쓱배송 굿모닝’을 합하면 하루 2만 건 이상을 오전 시간대에 배송하는 셈이다.

배송 지역도 연말에 서울·수도권 30여개 구로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1일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기업이 될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했다.

회사의 얼굴격인 CI, ‘SSG닷컴 corp’도 첫 선을 보였다. 기존 SSG닷컴의 브랜드를 유지함으로써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전문기업이라는 인식도를 높여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3조1000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29.1% 높은 수치다.

정 부회장은 "2014년 1조 원과 2017년에 2조 원을 돌파하며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온 SSG닷컴의 성장 고삐를 더욱 당겨 2023년 ‘매출 10조 원 시대’를 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에 있는 P.P(Picking&Packing)센터도 배송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20년에는 2018년 대비 전체 배송처리물량이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에서 백화점까지 아우르는 400만 개에 이르는 상품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검증된 이마트의 신선식품과 PL상품(피코크, 노브랜드 등), 신세계의 프리미엄 패션(명품브랜드) 관련 상품을 계속 확대하고 있어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사장이 자체 여성복 브랜드 ‘델라라나’를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야심에 찬 계획에 돌입했다. 델라라나 대표 이미지. 사진=신세계백화점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사장이 자체 여성복 브랜드 ‘델라라나’를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야심에 찬 계획에 돌입했다. 델라라나 대표 이미지. 사진=신세계백화점


정 부회장의 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사장이 자체 여성복 브랜드 ‘델라라나’를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키운다는 야심에 찬 계획에 돌입했다.

지난 2016년 자체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은 ‘델라라나’, ‘S’ 등 2개로 운영 중인 여성복 브랜드를 ‘델라라나’로 통합하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보브’, ‘스튜디오 톰보이’와 같은 메가 브랜드의 명맥을 잇겠다는 것이다.

정유경 사장의 도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침체한 여성복 시장 상황에서도 수 년 만에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들을 쏟아낸 신세계그룹의 제조 역량, 유통 노하우를 활용할 경우 통합 델라라나의 ‘메가 브랜드 타이틀’ 입성도 수년 내 이뤄낼 것으로 확신한 것이다.

2016년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로 첫 선을 보인 델라라나는 상품 기획·디자인·제작·판매·브랜딩까지 모든 과정을 신세계가 직접해 고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낸 결과 2017년 매출은 계획대비 10% 초과달성했다. 2018년에는 전년보다 11.2% 수직상승했다. 올 상반기에도 50%에 달하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선보였던 ‘S’ 역시 3040 ‘일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침체기에 빠진 여성 비즈니스 패션 장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면서 출시 첫 해 계획대비 10% 초과달성하는 신장률을 보였다.

새롭게 선보이는 통합 브랜드 델라라나는 소재와 디자인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수준의 최고급 캐시미어, 여성 정장, 무스탕, 퍼(Fur) 등 300여종의 상품을 선보이는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로 재탄생한다.

니트류는 해외 유수의 프리미엄 브랜드 상품을 담당하는 이탈리아 현지 공방에서 생산해 최고급 캐시미어 브랜드 로로피아나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을 자랑한다.

수트·재킷 등 오피스룩 상품도 신축·통풍이 우수한 우븐 소재를 주로 활용해 ‘테일러링(재단)의 본고장’ 이탈리아 현지에서 제작한다.

상품의 디자인에도 변화를 줘 국내·외 프리미엄 여성복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디자인 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지난 2년여 동안 델라라나만의 차별화 된 패턴과 디자인을 개발해 오고 있다.


정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jddu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