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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 90도 사과했지만 “실망했다” 비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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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전 SK케미칼 대표 90도 사과했지만 “실망했다” 비난 쏟아져

SK 등 안전성 입증하지 않고 가습기살균제 유통 의혹 제기...참사 '조건부 사과'에 특조위 크게 반발

최창원 SK케미칼 전 대표가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린 27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참석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최창원 SK케미칼 전 대표가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열린 27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 참석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가습기살균체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살균제를 유통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 동생인 최창원 전(前 ) SK케미칼 대표이사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조위가 주최한 이번 청문회에서는 SK케미칼·애경산업 등 전·현직 관련자를 대상으로 가습기살균제 최초 개발 경위와 원료공급, 제품 제조·판매 과정과 참사 대응과정의 문제점 등을 추궁했다.

특조위는 2017년 10월18일, 11월1일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두 회사가 검찰과 공정위, 환경부 동향을 파악하고 가습살균제 피해구제법 개정안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이 독성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제품을 만들어 판 정황에 관한 지적도 잇따랐다.

이날 안종주 특조위 비상임위원은 "1994년 유공에서 제품을 내놓을 당시 흡입독성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았음에도 판매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은 또 "흡입독성 실험에 착수하기도 전에 안전하다, 확인됐다고 해서 대대적으로 선전했다"며 "고위 경영진까지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 관련기업은 공개 사과를 하면서도 배·보상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빈축을 샀다.

최 전 SK케미칼 대표는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보고 고통을 당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전한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도 대단히 송구하다"고 했다.

채 애경산업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지겠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국민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진정한 사죄의 마음이 아닌 ‘조건부 사과’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 전 대표이사는 "현재 재판 중에 있다"면서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고, 피하려고 하지도 않겠지만 판결이 나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 가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채 대표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애경과 오래 (일을) 한 분들이 지금 구속된 상태"라며 "조금 있으면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이에 맞는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그렇게 조건을 달면 피해자들이 사과로 받아들이겠느냐"며 "옆구리 찔러 사과 받은 느낌에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황필규 위원은 "진실을 밝히고 구체적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방지와 피해자 구제 대책을 이야기하는 게 사과"라며 "사과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다 사과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