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다항 진흥회는 2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선적의 5만t급 크루즈선인 '코스타 네오로만티카(Costa NeoRomantica)'호의 한국을 오가는 투어에서 12월로 예정된 하마다항의 기항을 중지하고 목적지를 블라디보스토크로 변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진흥회가 기항 중단 이유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어, 세간에서는 한일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만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다항이 기항을 거부함에 따라, 코스 변경은 불가피해졌다. 현재 마이즈루와 하카타는 기항을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사태가 확산될 경우 일본 크루즈 관광이 완전히 단절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만약 동해권 크루즈 관광에서 일본이 제외되고 기항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만 남게 된다면, 이용객은 급격히 줄어들어 크루즈 관광 자체가 폐쇄될 가능성도 크다.
과거 시마네현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깝고 마주보는 곳에 위치해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찾았던 관광지다.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 대전시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자매결연을 맺고 문화와 교육, 스포츠 등 각종 행사에서 교류해 왔다.
하지만 2005년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면서 한국과의 모든 교류는 단절됐으며, 그동안 정기적으로 운항하던 관광 크루즈선도 대폭 줄었다. 당시에는 교류를 단절한 한국에 대해 시마네현이 직접 친선관계를 유지할 방안에 고심했는데, 이번에는 아베 내각의 '한국 화이트국 제외' 시행에 맞춰, 먼저 한국발 크루즈의 기항을 중지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사실 시마네현은 농업과 어업을 주로하는 고즈넉한 농촌 도시로, 관광 산업을 빼고는 지역 주민들의 삶이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관광객의 발걸음을 완전히 단절시키고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항 중지'라는 조치를 시행한 데는, 지역 주민의 의지보다는 아베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의견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