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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김용범식 성과주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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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 김용범식 성과주의 통했다

지점장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인센티브제로 운영...성과 없으면 계약 해지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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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해 급감한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선방해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의 성과주의 경영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3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20억 원)보다 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80억 원, 매출액은 3조8592억 원으로 각각 2.4%, 11.9% 늘었다.

메리츠화재의 이 같은 호실적은 장기인보험 강화 덕분이다. 김 부회장은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김 부회장은 2016년 12월 사업가형 지점장제를 도입해 각 지점장에게 지점 운영에 관한 전권을 모두 넘겼다. 사업가형 지점장제는 기존 정규직이던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전환해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다.

메리츠화재의 지점장들은 다른 보험회사들과는 달리 설계사와 마찬가지로 보험계약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영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는 약 780억 원으로 796억 원을 기록한 업계 1위 삼성화재를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인보험 시장점유율을 비중을 늘려 2014년 13.8%에서 지난해 말 21.9%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들은 계약직 신분으로 일반 정규직과 달리 퇴직금 등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고용불안도 문제다.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전환할 당시 원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퇴사했다. 그래서 그 시기에 퇴사자가 많았다”며 “지금 메리츠화재의 지점장은 설계사와 같은 신분으로 매출에 따라 당장 본인의 수입이 달려있는데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어 매출을 올리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장기인보험 시장점유율을 늘렸으며 그 흐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부회장은 2015년 취임 직후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에 500~600%의 높은 시책(인센티브)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 영업전략으로 GA시장을 장악했다.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은 확대했지만 GA 수수료를 과도하게 산정해 보험사들의 경쟁에 불을 지폈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 유의사항 및 개선조치를 받기도 했다.

반면 높은 손해율로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는 자동차보험 비중은 과감히 줄였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015년 5.1%에서 현재 4% 초중반대로 내려갔다.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은 지난해 11.1%에서 올해 8.2%까지 줄었다.

덕분에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주요 손보사 중 가장 낮은 84.7%를 기록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