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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 칼날...핵심수익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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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 칼날...핵심수익원 ‘흔들’

주요 증권사 별 신용공여 이자율 자료=주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현황, 금융투자협회, 단위:% , 28일 기준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증권사 별 신용공여 이자율 자료=주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현황, 금융투자협회, 단위:% , 28일 기준
당국이 고금리 이자장사로 논란을 빚은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에 대해 칼날을 빼들었다. 증권사는 핵심수익원으로 자리잡은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타격을 받을지 긴장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10여개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율 검사를 시작했다.
신용공여는 예탁된 주식, 채권, 수익증권이나 현금과 매수,매도되는 주식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현금융자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크게 현금융자, 예탁담보융자, 매도대금담보융자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금융단국의 이번 검사 배경은 증권사들이 최근 2~3년동안 주식거래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시행하며 신규고객을 확보한 뒤 이들에게 높은 신용공여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다 일반 고객보다 비대면 계좌개설고객의 이자를 더 높여 곳간을 채웠다고 보고 있다.

실제 주식거래수수료와 이 신용공여 이자율을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거래수수료의 경우 온라인 기준으로 0.015%로 거의 하향평준화됐다. 최근에 덩치가 큰 대형증권사들이 잇따라 거래수수료 무료이벤트에 나서며 '거래수수료=공짜'라고 인식되고 있다.

반면 신용공여 이자율은 정반대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3곳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평균은 대략 7%대(대출기간 한 달 기준)다.

단 적용기간,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증권사들은 한 달을 △7일 △15일 △30일 등 3개 단위로 나누고 이후 6개월까지 매달 다른 이자율을 적용한다. 또 신용공여시점부터 상환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체차법’과 상환시점에 따라 전체 이자를 소급해 계산하는 ‘소급법을 적용한다.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증권사별로 연4%~연11%로 그 격차가 크다.
증권사들은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로 확보한 신규고객을 신용융자 쪽으로 유도하며 신용공여 이자수익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30개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8415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 미래에셋대우가 1343억 원으로 가장 많다. 개인주식시장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이 855억 원으로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NH투자증권 844억 원, 한국투자증권 837억 원, 삼성증권 823억 원, KB증권 768억 원 순이다.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본래의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버금가는 핵심수익원으로 달라진 셈이다.

그러나 당국이 핵심수익원인 신용공여 이자율에 칼을 빼들며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국은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내친김에 신용공여 이자율 산정 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기존규제정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총 19건의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조달금리, 신용프리미엄 등을 감안한 신용공여 이자율 산정과 공시근거 등 가이드라인에 마련됨에 따라 신용공여 이자율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수수료든 이자율요율을 정하는 것은 자유이며 강제사항은 아니다”며 “그러나 불분명한 이자산정체계와 과정 등 그 근거가 공개되며 고이자율을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놓고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있으나 이와 관련 증권사의 불만도 상당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달금리, 조달비용, 가산금리 등은 원가항목으로 금융투자회사 입장에서는 영업비밀”이라며 “결국 원가를 공개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