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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짝퉁' 골드바, 금값 고공행진에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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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짝퉁' 골드바, 금값 고공행진에 기승

금 순도 높고 표식만 가짜…2만개 시장 유통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짝퉁' 골드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짝퉁' 골드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세계 금시장에 '짝퉁' 골드바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짝퉁' 골드바는 밀수 또는 불법 금을 세탁하기 위해 세계 시장에 거세게 유입되고 있다. 금 제련공장이나 은행 경영진은 가짜를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에 골드바는 마약상이나 테러집단의 자금거래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JP모건 체이스 & 컴퍼니의 금고에 있던 5만 달러 이상의 골드바 1000개가 스위스 정제로고가 찍혀 있었지만 스위스의 4개 주요 금 제련공장에서 생산하지 않은 제품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는 매년 약 200만~250만개의 골드바를 생산한다. 스위스 최대의 제련공장 책임자에 따르면 위조품은 아주 정교해 짝퉁 수천개가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련공장 발캄비의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메사릭은 "최신 짝퉁 골드바는 매우 전문적으로 만들어진다. 짝퉁 골드바는 2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금으로 도금된 가짜 금괴는 비교적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반면 짝퉁 골드바는 금은 진짜이고 고순도이며 표식​​만 가짜다. 짝퉁 골드바는 자금 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전 세계의 조치를 피하려는 비교적 신종 수법이다. 이러한 위조가 국제 제련업자, 금융업자, 그리고 규제 당국이 막으려는 표적이다.

높아지는 금 가격은 2000년대 중반 이래로 불법 금 채굴 붐을 일으켰다. 제련시설의 도장이 없으면 지하 네트워크에서 거래되거나 가격이 할인된다. 그래서 짝퉁이 판친다. 특히 스위스와 기타 주요 브랜드를 불법 복제해 합법적이거나 수용할 수 없는 장소, 예컨대 아프리카, 베네수엘라 또는 북한 등 제재를 받는 정권이나 범죄집단에서 채굴 또는 가공된 금을 시장에 유통시키기도 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 경영진과 은행가들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에서 짝퉁 골드바가 가장 많이 양산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 짝퉁이 홍콩, 일본 및 태국 등에서 주류 금 딜러의 승인을 받으면 세계 공급망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런던 금 시장에서 10조 달러 규모를 거래하는 5개 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은 2017년 상반기 이후 동일한 식별번호가 찍힌 짝퉁 골드바들이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JP모건은 소문의 세부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성명서에서 "정기 점검 및 절차 중에 ㎏이 잘못 표시될 경우 당국과 적절한 제련시설에 즉시 알리는 것이 표준 관행이다. 아직 회사나 고객이 금을 잃어버린 사례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중국의 금 시장을 규제하는 상하이 금 거래소는 공식 성명에서 중국에서 제조되거나 중국을 통해 운송되는 짝퉁 골드바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철저한 배송 및 보관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금이 창고에 들어가는 과정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위스 당국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금을 저장하고 거래하는 도중 짝퉁 골드바를 발견해 아시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일부 정련시설에 돌려 보낸 적이 있다고 한 제련공장 관계자가 말했다. 스위스 세관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에 655개의 짝퉁 골드바가 스위스 국경에 위치한 티치노 지방 검찰에게 보고됐다. 세관 공무원은 "1㎏ 골드바의 표시는 가짜였다"고 말했다. 티치노 검찰은 일련 번호가 의심되는 3개의 금괴 보고서를 받았음을 확인했지만 더 자세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골드바는 일반적으로 세계 중앙은행의 금고에 저장되는 약 12.5㎏의 금괴와 달리 휴대폰 크기와 두께 보다 작다. 골드바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가장 일반적인 금 형태이며 은행, 제련시설, 딜러 및 개인 사이에 유통된다. 바 표면에 찍힌 식별 기능에는 제련시설의 로고, 순도, 무게 및 고유 식별 번호가 포함된다. 현재 골드바 1개당 5만 달러의 가치로 매겨진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개인이 현금 대신 금을 사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스위스 제련공장의 한 임원은 "은행과 같은 기관 투자가부터 일반 대중까지 동시 통용되는 유일한 투자 도구"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자본 이동에 대한 국가의 엄격하고 오랜 통제 방침으로 거의 모든 금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자국으로 돈을 송금하고 싶어하는 부유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골드바의 수요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GFMS 리피니티브 컨설턴트인 카메론 알렉산더는 배달용 밴 등을 이용해 매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약 400-600톤의 금이 몰려 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홍콩 세관은 지난 10년 동안 위조된 상표가 있는 골드바에 대한 클레임은 없었다고 답했다.

일본은 또한 골드바의 밀수 문제가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다고 제련공장 임원들은 말했다. "자신의 브랜드가 스위스 브랜드만큼 해적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이 타깃이 되었다"고 이 시설 경영진은 설명했다. 발캄비, PAMP, 아르고-헤레우스 및 메탈러 같은 스위스의 4대 제련시설은 매년 약 2000~2500톤의 금을 처리하는 등 물량이 약 1000억 달러 어치에 이른다.

미국과 유럽의 정부는 보석류 및 전자 제품과 같은 품목에 대해 은행과 제조업체가 원료 공급업체에 더 많은 책임을 지게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채택한 도드-프랭크 법의 조항은 미국 회사가 금을 사용하여 중앙아프리카 국가에서 분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J.P모건도 최근부터 세계 최대 은행, 보석상 및 투자자를 위해 주요 제련시설에 금을 공급하고 있으며, 금고에서 골드 바가 발견되면 보유한 금에 대한 완전한 검사가 시작된다고 시장 소식통은 전했다.

또 아시아의 신뢰가 낮은 작은 제련공장에서 만든 골드바는 구매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그는 밝혔다.

다른 은행들도 아시아에서 금 구매를 제한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GFMS 리피니티브의 애널리스트 알렉산더는 "만약 그들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김지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ienn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