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베 총리가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59)의 정한론(征韓論)신봉자라는 사실을 알면 ‘트럼프의 푸들’을 자처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런 요시다 쇼인을 아베 총리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신위 제1호에 요시다 쇼인을 올려놓고 매년 공물을 바친다.
아베 총리의 고조 할아버지 오시마 요시마사(1850~1926년)는 동학농민운동 때 일본군 8000명을 이끌고 조선에 상륙해 경복궁을 기습 점령, 명성황후 살해를 주도한 인물이고 외할아버지는 2차대전 A급 전범으로 유명한 기시 노부스케다. 오시마 요시마사, 기시 노부스케 이들 역시 요시다 쇼인을 정신적 지주로 받드는 인물이다.
조상 대대로 한국을 먹어야 일본이 부국강병 한다는 가문에서 나고 자란 아베 총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토록 추앙하는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을 실천하고 있다고 여길 것이다.
지금이야 대놓고 정한론을 말할 수 없지만 아베 총리는 21세기 정한론의 실행자로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사 반성을 외면한 채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를 강행한 일본에 "정직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정직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경제 보복의 이유를 정직하게 밝히지 않은 채 수시로 말을 바꾸며 이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며 “굴복하면 역사는 반복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도 아베 총리나 일본의 지도층에 뿌리깊게 박힌 정한론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