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압도적 기술력'으로 미래 먹거리서 日 숨통 조이는 韓 대기업

공유
0

‘압도적 기술력'으로 미래 먹거리서 日 숨통 조이는 韓 대기업

“LG화학, 테슬라에 車 원통배터리 탑재할 것”
삼성전자, 中 샤오미·오포에 자사 이미지센서 납품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탄소섬유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탄소섬유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시스템반도체·車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기업 숨통을 조이고 있다.

30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LG화학은 올해 말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전기차 대량 생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와 ‘모델Y’ 등 주력 모델에 LG화학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합의했다.
LG화학 측은 외신 보도에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배터리 업계에서는 보도 내용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LG화학이 내년 중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난징 공장 증설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테슬라 공급 보도 내용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일본 파나소닉과 사실상 독점적 계약을 맺어온 테슬라가 LG화학에게도 문을 열어줬다는 것은 LG화학 배터리 기술력을 상당히 인정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일 공급선을 유지해오던 테슬라의 이번 시도를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이번 결정은 LG화학의 기술을 검증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LG화학은 분리막 배터리 기술과 원통형 배터리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출하량)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4위를 차지하며 2위 파나소닉을 맹추격 중이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이달 초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 오포와 자사 이미지센서 납품 계약을 잇따라 맺으며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선두 일본 소니와의 피할 수 없는 혈투를 예고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로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집중 육성하는 제품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자사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시리즈 사업설명회를 통해 2030년까지 소니를 넘어 이미지센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효성은 일본 업체들이 시장의 과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탄소섬유’ 분야에서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

효성은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을 열고 2028년까지 탄소섬유 분야에 약 1조 원을 투자해 세계 3위 탄소섬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탄소섬유는 항공, 우주, 방산 등에 사용되는 전략물자로서 기술이전이 쉽지 않아 세계적으로 기술 보유국이 극히 일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효성은 지난 2011년 일본,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해 꾸준히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특히 효성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날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해 하며 경쟁업체들에 긴장감을 심어줬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극일(克日) 의지를 다지고 있다”라며 “이번 이슈가 우리 산업이 한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