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 칼럼] 삼성전자 ‘1등 기업’ 된 죄

공유
0


[G 칼럼] 삼성전자 ‘1등 기업’ 된 죄

center
꼭 10년 전인 2009년, 요시카와 료조라는 일본 사람이 삼성전자에 관한 책을 냈다. ‘위기의 경영, 삼성을 세계 제일 기업으로 바꾼 세 가지 이노베이션’이라는 저서다.

요시카와는 책에서 삼성전자의 ‘7대 3 전략’을 높게 평가했다. 70%를 일관되게 만들고 나머지 30%를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춘 전략이 새로운 표준이라고 했다. 고객들의 시선에서 요구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일본기업이 하나로 연결된 꼬치식 구조라면, 삼성전자는 한 개씩 집어먹을 수 있는 회나 초밥 같은 구조”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한 사업부의 손해가 발생해도 다른 사업부의 이익으로 ‘유동성 균형’을 맞추는 삼성전자의 경영방식을 주목한 것이다.

요시카와는 또 삼성전자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라는 개발수법도 소개했다. 일본 기업들이 단순한 ‘흉내 내기’라고 생각하는 것을 통해 전혀 새로운 현지형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전자업체를 다 합쳐도 삼성전자 하나를 당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요시카와의 저서는 마치 ‘삼성 경영학’이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감탄사’였다.

당연히, ‘1등 기업’ 삼성전자에 대한 세계의 경계가 강화되고 있다. 일본의 ‘무역보복’은 삼성전자의 부품 조달에 애를 먹이고 있다.

미국의 애플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는 관세를 내지 않는데, 애플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덜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애플을 “단기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은 위대한 미국 기업이다, 공정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특허권’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렇게 밖에서 공격을 받으면, 안에서라도 도와줄 일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안에서도 ‘미운털’이다.

대법원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액을 2심보다 50억 원 많은 86억 원으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냄에 따라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 커졌다는 것이다. 파기 환송심에서 횡령액이 50억 원 이상으로 확정되면 징역 5년 이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집행유예가 어렵게 되고 그럴 경우 다시 구속 수감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다. 안팎에서 ‘동네북’이다.

그렇지 않아도 반도체 장사가 부진한데다, 일본의 ‘무역보복’이 겹친 상황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수백조 원의 대규모 투자로 돌파하려는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비중을 감안하면, 경제 전체에 ‘마이너스’일 수 있다. 재계의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경영계는 금번 판결로 삼성그룹의 경영상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성토’의 대상이다. “이 부회장이 감옥에 있을 때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은 오히려 좋아졌다”는 ‘이재용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과거 어떤 고위공직자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 이익을 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하기도 했다. 어쩌면 삼성전자는 ‘1등 기업 된 죄’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