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준금리 인하에도 저축은행 예금금리 올랐다

공유
2

기준금리 인하에도 저축은행 예금금리 올랐다

표=글로벌이코노믹 이미지 확대보기
표=글로벌이코노믹


지난 7월 기준 금리 인하에도 일부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저축은행들의 예·적금 수신금리 지지선이 굳건하다. 저축은행 예금 상품들은 대부분 주거래은행으로서 역할보다는 목돈의 불리기 위해 잠시 맡겨두는 이른바 '파킹통장'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수신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예금 금리 상향 조정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전국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48%로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말 2.64%였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올들어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 7월 2.47%로 오름세를 보인 이래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 1.75%로 인상했다가 지난 7월 다시 1.7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하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상승세가 눈에 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따로 노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은 줄줄이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비해 저축은행들 중 일부가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전체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높아졌다.

최근 대주주가 바뀌고 새 수장이 선임된 애큐온저축은행의 모바일정기예금의 12개월 금리는 연 2.9%, 인터넷정기예금은 2.85%, 일반 정기예금은 2.8%로 기준금리 인하 직전인 지난 7월1일보다 각각 모두 0.2%포인트씩 상승했다.

지난달 초 라이브플렉스-씨티젠에 인수돼 삼보저축은행은 간판을 라이브저축은행으로 바꾸고 예금금리도 올렸다. 라이브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현재 12개월 만기 기준 연 2.7%로 지난 7월 1.8%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강원저축은행에서 이름을 바꾼 CK저축은행도 일반 정기예금의 금리가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두달새 0.1%포인트 오른 2.55%이고, 모바일·인터넷 등 비대면 정기예금은 0.36%포인트 오른 2.71%를 적용하고 있다.

OSB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두달새 0.2%포인트 인상해 2.7%를 적용하고 있고, 대신저축은행도 스마트정기예금 등 일부 예금상품의 금리를 같은 기간 0.1%포인트씩 올렸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주요 정기예금의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잡았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시중은행보다 뒤늦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강화되는 예대율 규제를 대비해 수신 고객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예대율은 예금잔액 대비 대출금잔액의 비율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예대율에 대해 유예기간을 주고 2020년 110%, 2021년부터는 100%이하로 규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대출을 많이 하려면 그만큼 예금을 많이 늘려야 예대율을 맞출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대율 관리하기 위해서 고객을 찾기 위해서는 예금금리 조정이 필요하다"며 "(비대면이나 대면 등) 영업채널별로 예금 금리를 달리 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에 기준금리가 영향이 없을수는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각 저축은행들은 각자 자금 유동성 사정에 맞춰서 예금 상품을 취급하다보니 기준금리 추이와 예금금리 추이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최근 확대되고 있는 비대면 채널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수신고객들의 금리 민감도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고객들은 목돈을 불리기 위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비대면 채널의 확대로 0.1%라도 금리가 높은 곳에 고객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보니 일부 저축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리면 다른 저축은행들도 이런 흐름을 따라갈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의 금리가 조정되면 저축은행들도 서서히 예금금리를 조정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이 때문에 시중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서 넘어오는 수신 고객을 기대했지만 예금 만기 후 자금을 재예치하거나 신규 고객들의 유입이 예상보다 적어 자금 확보를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금리 민감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일부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