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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US스틸과 ‘지역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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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US스틸과 ‘지역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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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강업체 US스틸이 최대 200명의 대규모 인력을 ‘일시해고’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었다. 올해 연초만 해도 US스틸은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 덕분에 장사가 잘된다며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일시해고’였다.

US스틸은 ‘멸종 위기의 공룡’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왔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에 힘입어 재기를 하나 했더니, ‘관세 약발’이 다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바람에 ‘죽었던’ 철강산업을 ‘관세폭탄’으로 살렸다고 큰소리쳤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색해졌다는 뉴스였다.

하지만, US스틸은 ‘천시∙지리∙인화’ 가운데 ‘지리’를 애당초 잘못 선택하고 있었다. US스틸의 피츠버그 공장은 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충분하게 보급 받을 수 있는 유리한 곳이었다. 따라서 ‘생산코스트’는 적게 들었다.

그러나 수송이 문제였다. 가까운 항구도시까지 제품을 옮기려면 무려 1000km를 날라야 했다. 철강제품은 운송비가 특히 많이 들어가는데, US스틸은 막대한 운송비용을 제품값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시장을 독점하고 있을 때는 걱정이 없었다. 한때 US스틸은 3분의 1만 가동해도 될 정도라는 말까지 있었다. US스틸이 100% 가동하면 가격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난다는 분석이었다.

그랬던 US스틸이 포항제철(포스코)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막대한 물류비는 US스틸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입지’는 중요하다. 기업들은 점포를 설치할 때도 유동인구를 체크하는 등 ‘입지조건’을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 공장도 다르지 않다. 투자비가 ‘엄청’ 드는데, 입지가 좋아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역형 일자리’는 어떤가.

얼마 전, 홍남기 부총리는 강원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에서 “강원형 일자리의 특징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투자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중소기업의 협업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 구미의 투자협약식에서 “구미는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경제 활력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등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울산형 일자리를 당장 폐기하라”고 성토하고 있었다. “현대모비스가 울산에 전기차 모듈 공장을 짓는 것은 상생형이 아닐뿐더러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기존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 위협하는 나쁜 일자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역형 일자리’를 놓고 노동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경우도 합작법인 명칭을 ‘주식회사 광주글로벌모터스’로 정하고 대표이사로 전 광주시장을 선임했는데, ‘사실상 비전문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광주은행, 지역 기업 등이 출자한 2300억 원이 총사업비 5754억 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지역형 일자리’를 추진하는 전국 9개 도시 가운데 7개가 전기자동차 공장을 유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공장의 입지는 기업이 판단해서 결정할 일이다. 그래야 성공 확률이 높을 수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