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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전문가 "수출규제로 한국 굴복시키기 어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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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전문가 "수출규제로 한국 굴복시키기 어려울 수도"

"일본 규제가 한국의 부품 소재 국산화 작업 촉진 계기 될 것"

지난 7월말 열린 반일 촛불집회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말 열린 반일 촛불집회 모습.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촉발된 양국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에 일본의 압박 조치가 한국을 굴복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일본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아시아 대학 오쿠다 사토시 교수는 다이아몬드 온라인에 4일(현지 시간) 실은 기고에서 두 나라 경제 관계가 한국의 일본에 대한 일방적 의존관계에서 상호 의존 관계로 변했다며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국의 산업화가 일본산 중간재 수입에 의존해 이뤄졌지만 한국 내 중간재의 국산화가 서서히 진행돼 왔고 일본의 대안으로서 중국 등 다른 나라의 부상, 한일 양국 기업들의 생산 거점 해외이전, 일본의 중간재 산업 약화 등 여러 요인들이 겹치면서 대일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을 크게 중시하지 않았다가 일본 국내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그 비중을 무시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일 경제 관계의 이런 변화가 시드니 대학에서 개발한 분석틀로 조사한 부가가치 원천 분석 결과에서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2003년~2018년 15년 새 한일 두 나라는 모두 중국과 아세안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로부터 수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 조달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수출품에 포함되는 중국발 부가가치 비율이 두 배 이상 커지면서 8.2%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발 부가가치 비율은 4.7%로 반감했다. 그만큼 일본으로부터의 중간재 조달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지금도 한국이 일본에서 조달하는 품목들은 다른 지역에서 대체하기 힘든 고품질의 필수 중간재를 중심으로 광범위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1일 일본이 첫 규제 조치를 내린 플루오린 플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또한 이 범주에 들어간다.

그는 그러나 일본이 수출우대국 즉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뒤 터져 나오는 한국 측의 반응이 한층 격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 한국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보인 놀라운 단결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가 한국 국민들의 민족적 자존심을 자극해 내부적 견해 차이를 넘어 단결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한일 분쟁을 통해 한국에서는 '대일의존 탈피'가 민족적 구호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7년 아시아 외환 위기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 한국 국민들의 단결로 이뤄낸 경이로운 경제 회복을 상기시키며 일본의 규제가 지난 30년간 느리게 진행됐던 한국의 부품 및 소재 국산화 작업을 크게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