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반정부시위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통신수단’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홍콩에서는 중국의 소셜 미디어인 ‘위챗’으로 메일이나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위챗’에서의 교신은 모두 중국당국에 감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를 피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스마트 폰용 앱 ‘브릿지파이(Bridgefy)’다.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블루투스로 휴대폰을 연결해 채팅을 할 수 있다. 휴대폰끼리 100m 이내에 있으면 접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떨어진 장소에 있는 사람끼리도 같은 시간대에 있는 사람들의 단말기를 차례차례 경유해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한 2개월의 다운로드 수는 기존보다 40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다고 조사 회사 ‘옵트 피아’는 말했다. 홍콩에서는 인터넷이 절단된 경우나 ‘그레이트 방화벽’이라 불리는 중국 본토의 감시시스템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시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외 이벤트용으로 개발.
이 앱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스타트 업 회사가 개발했다. 원래는 대규모 음악이벤트나 스포츠대회 등 와이파이 등의 네트워크가 연결되기 어려운 장소에서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앱을 개발한 회사의 공동설립자, 호르헤 리오스는 홍콩에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인터넷에 의지하지 않고 조직화와 안전 확보를 도모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미 잡지 포브스에 말했다. 브리지파이와 비슷한 ‘파이어 채팅’이라는 앱도 홍콩이나 대만, 이란, 이라크에서 사용돼 왔다.
■ 완전하게 안전하지는 않아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