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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정부와 시민들 ‘불신의 골’ 깊은 홍콩사태…외신들 ‘제2의 톈안먼’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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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정부와 시민들 ‘불신의 골’ 깊은 홍콩사태…외신들 ‘제2의 톈안먼’ 우려 고조

홍콩당국의 반정부시위에 대한 진압이 갈수록 강경해 지면서 외신들이 '제2의 톈안먼'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홍콩당국의 반정부시위에 대한 진압이 갈수록 강경해 지면서 외신들이 '제2의 톈안먼'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을 놓고 시작된 홍콩의 반정부시위는 10주를 넘어 공항과 시내교통을 마비시킬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인민해방군을 홍콩 근처에 집결하는 등 ‘제2의 톈안먼 사건’이 홍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8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톈안먼 사태와 같은 일이 되지 않기를 희망과 기대를 표명하고, 그렇게 될 경우 ‘중국의 안정과 번영’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중국에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어떻게 생각할지 예단을 불허하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생각나는 사건은 1968년 소련군의 체코 침공이다. 설마 소련이 그렇게까지 난폭하게 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잘못이었다. 8월21일 타스 통신이 “소련은 체코국민에 우호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 원조에는 군사적 수단에 의한 것도 포함된다”고 보도하며 소련군은 체코를 군사침공 했다. 실은 이 침공 전에 적군과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군대가 체코 주변에서 연습을 하고 있던 것이 나중에 알려졌다.
이번에도 홍콩에 가까운 선전(深圳)에서 인민해방군이 훈련을 하고 있다며 부대가 속속 집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자제를 요청하고 시진핑 주석에게 홍콩 시위 대표들과 대화를 할 것을 호소하고 있지만 시진핑이 이에 응할 기미는 아직 없다. 인민해방군은 홍콩 자치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출동할 용의가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으며 국무원의 홍콩담당 부서는 우리의 자제를 약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홍콩의 반정부시위대 측도, 홍콩 자치정부 측도 불신을 넘어 대화에 나서는 등 사태를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 문제는 항의자 측이 실질적으로 그것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좀 더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마음은 알 수 있고, 경찰의 행태에 대한 불만을 알 수 있지만, 적당히 요구를 억누를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홍콩인이 주인이 되는 독립은 실현 불가능하다. 홍콩의 ‘일국양제’란 특별한 제도는 2047년까지 계속되게 된다. 그 제도와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소의 타협도 필요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개입에 의한 테러의 조짐을 지적하고, 군사 개입했을 경우의 ‘구실 만들기’를 하고 있는 기미가 있다. 또 중국의 이 문제에의 대처는 외교상의 고려보다 내정 상의 고려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신장·위구르, 티베트자치구의 현주소를 보더라도 홍콩의 장래가 밝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1989년과 비교해도 중국은 너무 커졌다. 1997년에 홍콩의 ‘일국양제’가 50년간 계속된다면 중국도 민주화하는 것 아니냐고 했던 말이 환상이었음은 오늘의 상황을 보면 분명하다.

그런 가운데 8월20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상원 원내총무인 미치 매코널의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논설을 게재했다. 매코널 원내총무는 홍콩의 문제는 베이징의 국내 억압강화와 해외 패권추구의 결과이며, 홍콩의 자치가 침식되면 미 상원은 대응조치를 취해 혼란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홍콩에 무력개입하는 일이 있으면 곧 미국 의회가 어떠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진핑 주석에 대해 홍콩에 무력개입하면 의회가 대항조치를 취하니까 무역으로 거래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말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