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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팔수록 손해'... 손해율 급등에 판매중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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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팔수록 손해'... 손해율 급등에 판매중단까지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자 일부 보험사들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자 일부 보험사들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과잉진료에 따른 비급여진료비 증가 등으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지만 당국의 눈치를 보며 보험료를 인상하기도 쉽지 않자 일부 보험사들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지난달 9일 ‘NH온라인실손의료비보험(갱신형, 무배당)’ 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이 상품은 지난달 31일까지 가입 시 신세계 모바일 상품권 1만 원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온라인채널에서는 판매건수 자체가 미미해 판매를 중단했으나 대면채널에서는 계속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생명 외에도 최근 2년 사이 5개 생보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4월 DB생명도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KDB생명, DGB생명, KB생명이, 2017년에는 푸본현대생명이 판매중단에 들어갔다.

라이나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9개 생보사의 손해율은 3년째 100%를 웃돌았다.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출이 더 많아 손해를 입고 있다는 의미다.

농협생명(129.3%), 동양생명(123.0%), 신한생명(121.9%)은 120%를 넘겼다. 삼성생명(118.6%), 미래에셋생명(118.5%), 흥국생명(116.8%), 한화생명(114.9%), ABL생명(114.5%), 교보생명(114.0%) 등도 100%를 훌쩍 넘겼다.

손보사 중에서는 AIG손해보험이 2017년 신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악사손해보험과 에이스손해보험도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액도 급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액은 8조73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5.7%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손해액 급증은 의료비 증가로 보험금이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손보험의 총 보유계약 건수는 2016년 3330만 건에서 지난해 3422만 건으로 2년간 92만 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로 팔수록 적자를 보고 있는데 보험료 인상도 어려워 계속해서 판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